의료품 없이 가위와 거즈로 수술 진행
◆…마취 없이 집에서 다리 절단 수술을 받은 팔레스타인 소녀. 사진=로이터통신 절단
가자지구의 한 18세 소녀가 마취도 없이 집에서 다리 절단 수술을 받은 사연이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해 오른쪽 다리에 큰 부상을 입은 아헤드 브세이소(18)는 가자시티의 자택에서 정형외과 의사인 하니 베세이소 삼촌으로부터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다.
지난달 19일 폭격으로 아헤드의 집에 불이 났으며 이로 인해 아헤드는 다리에 큰 부상을 입었다. 집에서 약 1.8㎞ 떨어진 거리에 병원이 있었지만 당시 이스라엘군이 병원 인근 지역을 공습 중이어서 나갈 수가 없었다.
출혈이 심해 빠른 시간 내 다리를 절단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고 판단한 삼촌은 결국 집에서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조카를 그냥 죽게 내버려두던지 아니면 최선을 다해 절단 수술을 하던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팔레스타인 의사 하니 브세이소는 식탁위에서 조카의 다리 절단 수술을 진행했다. 사진=로이터통신
문제는 의료가방에 있던 가위와 거즈 외에 수술에 필요한 의약품과 장비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는 조카를 식탁위에 눕힌 뒤 다른 가족 한 명에게 조카의 몸을 단단히 잡게 하고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해 설거지용 스폰지와 철사, 세제, 소독제를 가지고 수술을 진행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이후 아헤드는 병원에서 추가 치료를 받았다. 수술을 받고 안정을 취하고 있는 아헤드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수술 당시 통증이 심했지만 무엇보다 수술 장면으로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앞서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 10월 가자지역 전쟁이 시작된 이후 어린이 1000명 이상이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으며 이들 대부분은 마취 없이 수술을 받았다고 지난 7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