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에 본사를 둔 금융회사 임원인 딜런 런은 지난해 초 중국 경제와 주식시장이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가진 돈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사례를 들며 중국인들이 금지된 투자에 다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21년부터 자국 내에서의 가상화폐 거래와 채굴을 금지했다. 이에 런은 소규모 농촌의 상업은행이 발행한 카드를 이용해 암시장 딜러를 통해 가상화폐를 구매하고 조사를 피하기 위해 거래액을 5만 위안(930만원) 이하로 쪼개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금처럼 안전한 자산의 피난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100만 위안(1억8642만원)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투자 포트폴리오의 절반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가상화폐 투자는 45% 늘어난 반면 중국 증시는 3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점점 더 많은 중국의 개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보유를 위해 창의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인 비트코인 투자자 대부분은 암시장에서 주로 거래 활동을 한다. 중국 내에서 가상화폐 투자, 사용, 채굴이 금지되어 있고 역외(해외)로의 자본 반출이 엄격히 통제된 까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OKX, 바이낸스 등 가상화폐 거래소나 기타 장외 채널을 통해 투자하고 있다.
이밖에도 본토 투자자들은 가상화폐를 구매하기 위해 해외 은행 계좌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홍콩이 디지털 자산을 공개 승인한 후 중국 일반인들도 연간 5만 달러(해외여행, 교육목적 사용) 한도 내에서 홍콩 내 가상화폐 계좌로 자금을 이체하고 이를 가상화폐 구매에 사용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홍콩의 가상화폐 거래소 고위 임원은 "중국의 경기 침체로 본토 투자가 위험하고 불확실하며 성과도 실망스럽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해외 자산 구매에 나서려 하고 있다"라며 "비트코인이 그러한 투자자들을 흡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식시장 부진, IPO(기업공개) 수요 약세, 기타 사업위축 등을 겪고 있는 중국 증권사들이 주주와 이사회에 보고할 성장 스토리를 위해 홍콩에서의 가상화폐 관련 사업에 뛰어들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은행(Bank of China), 중국자산관리(ChinaAMC), 하베스트 펀드 매니지먼트(Harvest Fund Management Co)의 홍콩 자회사는 모두 디지털 자산을 다루는 지역에서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로이터 인터뷰에 따르면 본토인들이 홍콩의 비트코인에 접근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OKX, 바이낸스 등의 거래소는 여전히 중국 투자자들에게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앤트 그룹의 알리페이, 텐센트의 위쳇페이와 같은 핀테크 플랫폼은 딜러를 통해 위안화를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하고 가상화폐를 거래하도록 안내하며 투자를 위한 길을 열어놓고 있다.
가상화폐 데이터 플랫폼 체인어넬리시스에 따르면 중국 내 가상화폐 활동이 기지개를 켜면서 P2P 거래량도 2022년 144위에서 지난해에는 13위로 뛰어올랐고 2022년 7월~2023년 6월 거래 금액도 864억 달러를 기록하며 640억 달러인 홍콩을 압도했다.
개인 투자자의 가상화폐 구매를 돕는 딜러 마이클 왕은 일일 거래량이 수백만 위안에서 많을 때는 수천만 위안을 넘기도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