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尹, 명품백 논란에 '사과의 시옷'자도 안 꺼내...국민 우습게 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KBS 신년 특별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최소한 대통령이 사과 정도는 할 것 같았다. 사과의 시옷 자도 안 꺼내더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8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인식의 차이가 너무 큰 것 같다. 마치 다른 행성에서 오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의원은 "명품백을 받은 걸 정치공작이 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럼 뇌물을 받든 폭행을 하든 사기를 치든 몰카에 찍히면 다 면죄되고 죄가 아닌가. 국민 대다수가 아는 상식을 왜 대통령과 국민의힘만 모르고 저렇게 이야기하시는지 이해가 안 된다. 한마디로 국민을 우습게 하는 부분이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몰카가 문제가 아니라 명품백을 받은 게 문제다. 명품백 쏙 빼버리고 몰카 이야기만 계속하시고 '매정하게 하지 못했다' 얘기하는데, 죄를 짓고 아쉽다고 말하면 모든 게 끝나나"라고 거듭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을 두고 "(상대가) 시계에 몰카까지 들고 와서 했기 때문에 공작"이라며 "(상대가) 자꾸 오겠다고 해서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좀 문제라면 문제이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좀 더 단호하게, 선을 그으며 처신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여사가 당시 재미교포 목사 최모 씨를 만나게 된 경위에 대해선 "아내 사무실이 그(서초동 아파트) 지하에 있었다. 검색기를 설치하려면 복도가 다 막혀 주민에게 불편을 주기 때문에 할 수 없었다"며 "(최씨가) 아내 아버지와 동향이고, 친분을 얘기하며 왔다"고 했다.

또 "내가 볼 때는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도 박절하게 대하긴 참 어렵다"며 "내게 미리 이런 상황을 얘기했더라면, 나는 26년간 사정 업무에 종사했던 DNA가 남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단호하게 대했을 텐데, 아내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물리치기가 어렵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이 '아쉽다'는 표현을 반복한 것을 두고도 윤 의원은 "아쉬운 거와는 다르다"며 "오히려 국민들의 분노를 조장하는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대담인 것 같다", "오히려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대담"이라고 혹평했다.

또 윤 대통령의 특별대담 총평을 묻자 "한마디로 어설픈 쇼 같았다. 짜고 치는 게 뻔히 보이는 어설픈 80년대 방송을 보는 듯, 용산뉴스 같은 느낌"이라며 "대통령의 진심이 없다 보니까 감동이 없고 감동이 없으니까 재미가 없었다. 일종의 윤비어천가처럼 듣기 좋은 질문하고 하고 싶은 말씀하는 대담아니었나 싶다. 아쉬움이 강하게 든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제2부속실 설치, 특별감찰관 임명 등 제도적 보완 계획을 언급한 데 대해 "기본적으로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용산 대통령실에서 왕 중의 왕은 김건희 여사다라는 시중의 말이 있지 않나. 제2부속실은 김 여사의 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의미인데, 대선 전에는 내조에만 전념하겠다고 했다가 말을 바꿨다. 또 명품백 사건도 있었고. 오히려 더 문제를 심각하게 키우는 것 아닌가 걱정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제2부속실 반대하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검 여사의 향후 행보에 대해선 "사과해야 한다. 명확하게 '잘못했다'고 얘기해야 한다. 명품백을 받았지 않나. 미안하다고 하면서 새롭게 출발을 하시든지 아니면 자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근데 지금 보면 그럴 것 같지 않다. 곧 나오려고 이런 대담하신 거 아닌가"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