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사용 내역 597회·468만원 결제
신원 특정할 증거없어 미제사건 분류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소. 사진=연합뉴스
분실된 하이패스 카드로 수백만 원이 결제됐지만 한국도로공사의 CCTV 영상 보관기한 만료로 범인을 특정할 단서를 찾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8일 KBS 뉴스에 따르면 A씨(66)는 지난 2019년 하이패스 카드를 꽂아둔 채 자신이 타던 SUV를 중고차 판매상에게 넘겼다.
A씨는 5년이 지난 지난해 11월이 되서야 자신의 하이패스 카드로 고속도로 통행료가 납부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해당 카드는 잔액이 부족하면 통장에서 5만 원씩 빠져나가 자동 충전되는 카드였다. 비교적 소액으로 돈이 결제됐고 통장에는 'hipass'라고 내역이 찍혀 A씨는 매달 보험료가 빠져나가는 줄로 알고 있었다고 전해졌다.
A씨는 즉시 하이패스 카드를 정지시킨 뒤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A씨는 "카드 사용 내역을 인쇄해보니 A4 용지로 22장, 수백 건이나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조사 결과 A씨의 하이패스 카드로 총 597회 468만6000원이 결제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나섰지만 해당 카드를 사용한 차량은 2022년 8월 이미 폐차돼 있었다. 경찰은 A씨가 수사를 의뢰한 지 13일 만에 한국도로공사를 압수수색해 카드 사용 차량의 CCTV 영상을 확보하려 했으나 영상 보관 기한이 만료돼 이미 영상은 삭제된 상태였다.
결국 경찰은 신원을 특정하거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존재하지 않아 해당 사건을 관리 미제사건으로 분류했으며 추후 관련 증거가 나오면 수사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관리 미제사건이란 경찰이 피의자를 특정할 단서를 확보하지 못해 추가 단서가 확보될 때까지 수사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관리하는 사건을 의미한다.
한편 타인의 하이패스 카드를 습득해 사용하면 점유이탈물횡령죄로 처벌될 수 있다. 또한 분실된 하이패스 카드를 자신의 차량 단말기에 꽂아서 통행료를 지불한 경우 컴퓨터등사용사기죄에 해당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