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세청에는 許씨 성을 가진 3명의 국장이 본청 요직에 포진돼 일명 '三許時代'를 활짝 열면서 이들의 '따뜻한 세정'에 대한 기대를 한 껏 부풀리고 있습니다.
허종구 개인납세국장(행시 21회), 허병익 법인납세국장(행시 22회), 허장욱 납세지원국장(행시 23회)이 바로 국세청의 '三許時代'를 열어가고 있는 주인공들입니다.
許씨 성은 사실 흔치 않습니다. 10명밖에 되지 않는 국세청 국장 중에 30%인 3자리를 許씨가 차지하다 보니 때아닌 5공시대의 '三許氏'를 떠올리며 화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동안 '三許'는 전두환 장군을 도와 12.12사태를 주도하고 5공화국을 열어 정권을 주도했던 허화평, 허삼수, 허문도씨를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이들 5공시절 '三許'씨들이 국민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국세청의 3명의 許氏 국장들은 '三許時代'니 하는 말을 반기지 않습니다. 세간에 회자되는 것도 싫어하는 눈치입니다.
당연히 국세청 3명의 許씨 국장들과 5공시절의 '三許'씨들과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국세청의 三許씨 국장들은 소리 없이 납세자에게 다가가 '따뜻한 세정'의 전도사 역할을 할 뿐 허리에 '권총'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맡은 소임은 엄청납니다. 납세자를 개인과 법인으로 나눠본다면, 개인납세국장과 법인납세국장은 우리나라 납세자 전체를 세원관리대상으로 하는 막강한 자리에 있습니다. 물론 상속·증여·양도소득세 등 단발성으로 끝나는 납세자는 제외됩니다.
또 납세지원국장은 서슬퍼런 조사국에서 세무조사 과정에서 부당한 과세가 이뤄질 경우 납세자입장에서 억울함을 풀어주는 납세자보호역할과 함께, 개인·법인납세국에서 미처 거둬들이지 못한 체납세금을 정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결국 '三許' 국장이 국세청이 1년간 거둬들여야 할 세금의 95%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지요. 전군표 국세청장이 주창하는 '따뜻한 세정'의 성공여부는 이들 3명의 '許씨'성을 가진 국장의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