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 매체 니케이는 일본의 전자부품과 반도체 출하량이 회복되기 시작했지만, 중국 소비자 지출이 여전히 부진한 상태로 인해 올해 상반기까지 더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일본 경제산업성 자료를 인용, 전자부품과 장비 재고는 12월 말 기준 5개월 연속 감소와 함께 4분기 재고 역시 25% 감소했다며 11월 출하량 역시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월 수준을 유지했고 4분기에는 감소 폭이 1.6%에 그치며 전분기 9.9%보다 급감했다고 덧붙였다.
후지시로 고이치 다이이치생명 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0~2021년 팬데믹 기간 중 비정상적 수요로 인해 수요가 앞당겨짐에 따라 출하 회복 속도가 느린 것은 물론 완전한 회복이 과거보다 오래 소요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컴퓨터, 전기차, 기타 제품에 탑재되는 전자부품과 반도체는 소비자 지출보다 앞서 재고와 출하량이 변동하기 때문에 주요 경제 척도로 여겨진다. 가장 최근 최고치였던 2022년 1분기 재고는 2021년 대비 43%나 증가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수요는 급증했지만, 공급망 중단으로 공급이 부족해지기 전에 수요가 사라졌다.
공급 과잉에 직면한 메모리 칩 제조업체 키옥시아는 2022년 10월 생산량 30% 감축에 나섰으며 다른 전자부품 제조사들 또한 공장가동률을 낮추고 출하량을 줄였다. 몇 달간의 재고조정 끝에 가장 많은 수요가 발생하는 스마트폰 부문부터 수요부진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2,600만 대로 2022년 동기 대비 8.5% 늘어났으며 이에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 하락이 ᅟᅥᆷ췄다. 대만 트랜드포스는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계약 가격은 2023년 4분기보다 18~23%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정상적인 경기 사이클이라면 재고가 감소하는 반면 출하량은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이토 노보루 TDK 사장은 "주요 시장의 전자부품 재고조정은 끝나간다"라며 "그렇지만 올해 수요는 L자보다 나쁘지 않지만, V자형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3월 결산 일본의 주요 8개 전자부품 공급업체 중 5개 사가 연간 회계 전망치를 하향 조정, 8개 회사의 통합 순이익은 7억3,000만 달러 줄어들었다. 일본 부품업체의 주요 부진 원인은 중국의 경기 부진에 있다는 분석이다.
디플레이션 압력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 수요 회복이 더딘 데다 스마트폰 판매 회복도 대부분 중저가 제품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지난 1월 주력 아이폰15 중국 시장가격을 이례적으로 인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부품업체들의 부진은 일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만 역시 파도를 피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의 주요 19개 칩 및 전자부품 제조업체의 12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2% 감소하며 2달 만에 처음 하락을 경험해야 했다.
결론적으로 많은 일본 공급업체는 올해 하반기까지 큰 회복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