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만이 특허를 받을 수 있는 대상 규정
'기여' 정도 명확하지 않아 법적 분쟁 소지
◆…미국 특허청(USPTO) 사진=로이터통신
인공지능(AI)의 발명품에 대한 특허권 문제가 도마 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AI 발명에 대한 지침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고 15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미국 특허청(USPTO)은 최근 특허를 받으려면 인간이 발명에 상당한 기여를 해야 하며 인간만이 발명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AI 발명 지침'을 발표했다.
해당 지침에 따르면 특허는 인간의 창의성과 독창성을 보상하는 기능을 하므로 인간의 기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규정했다. 또한 AI가 특허 출원이 가능한 장치를 독립적으로 설계했더라도 특허를 신청할 때 인간만이 발명자로 지명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허청은 AI 시스템에 단순히 문제만 제시하는 자연인은 발명가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가령 발명가가 AI에게 원격제어 자동차의 핵심 부품을 설계하도록 요청한 경우에는 특허를 받을 수 없지만 AI가 원격제어 자동차를 설계하도록 수행한 작업을 증명할 수 있다면 자동차 발명에 충분히 기여했으므로 특허 출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CNN은 다만 특허청의 이같은 결정이 AI 마케팅 활용에 모호한 기준을 제시했다면서 '중요한 기여'의 정도가 명확하지 않고 사례별로 달라 경우에 따라서는 법적 분쟁의 소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제이미 나프지거 도르시앤휘트니 변호사는 "발명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정교한 명령어가 필요한지, AI 시스템 훈련 계획에 어떤 수준의 계획이 필요한지 의문이다. 지침을 실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특허 심사관들은 앞으로 흥미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허청의 지침은 기존 판례를 기반으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 연방특허항소법원(CAFC)은 자신이 개발한 AI '다부스(DABUS)'를 발명자로 기재한 스테판 탈러 박사의 특허출원에 대해 AI는 발명자로 인정할 수 없으며 인간 발명가만이 발명자로 등재될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랜디 매카시 홀 에스틸 로펌 변호사는 "새로운 디자인, 예술 작품, 발명품, 소설 또는 컴퓨터 코드를 만들 때 인간이 AI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콘텐츠 제작을 지원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이 충분히 참여했는지 확인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