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證 "세제 혜택·강제성, 日도 시행 안 해…구체적 계획 시기 제시된 것 긍정적”
NH투자證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유무·정책, 시장에서 설득력 갖는지 여부 관건"
한화투자證 "자사주 정책 실행 중인 은행지주, 정책 구애 받을 필요 없을 것"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지난 26일 금융위원회는 코리아 디스카운드(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프로그램은 자발적 참여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에 초점을 맞췄다.
국내 증시는 거대 이벤트였던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이 공개됐으나 기대에 못미친 지원 방안에 실망감이 표출되며 코스피는 약세를 보였다. 특히 금융주를 중심으로 주주환원 여력이 높았던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들의 조정이 뼈아팠다.
SK증권 조준기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 관련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 작용한 것으로 보이나 이번 내용은 실적 발표 개념으로 생각해 본다면 어닝 쇼크(Miss)가 아니라 추정치 부합(Met)에 더 가깝다"며 "시장이 원했던 무언가 새로운 것이 나오는 어닝 서프라이즈(Beat)가 아니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시장이 기대하고 있던 세제 혜택과 강제성은 사실 우리나라의 벤치마크 대상인 일본에서도 시행하고 있지 않다"면서 "정책 세부 내용도 주주환원과 저밸류에만 사로잡히지 않고 밸류업과 수익성까지 언급되는 등 일본의 좋은 선례가 잘 적용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계획의 시기까지 제시된 것 또한 긍정적"이라면서 "단기적에 그치지 않고 조금 더 중장기적으로 바라보는 계획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금융주 밸류업 여부는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 유무와 이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금융업종 중 은행주는 정책 측면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봤다. 금융지주사는 구체적인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 확대 이행해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전년보다 3~4%포인트(p) 상승했음을 근거로 들었다. 향후 실적도 안정적인 만큼 은행주 주가는 단기 조정은 가능해도 중장기적으로는 지속 우상향을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주는 지난 2년간 프로젝트 파이넨싱(PF)로 인한 주가하락이 과도했던 만큼 기업가치 제고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대규모 부실채권 상각을 완료하며 재무적 부담감도 해소됐으며 최근 일부 증권사가 상향된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며 시장 기대감을 끌어올렸고 다른 증권사도 주주환원책 이행이 기대된다고 했다.
보험사는 아직 명확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곳이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다수의 보험사는 금년 내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 발표를 준비하고 있으며 향후 발표할 정책이 시장 눈높이를 충족하는지 여부가 밸류업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는 주주환원 여력과 의지, 정책 측면에서 삼성생명이 가장 앞서 있다고 판단했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지금까지 정책 기대감 측면에서 접근했다면 이제부터 금융주는 장기 관점에서 옥석 가리기가 나타날 것"이라며 "주주환원 여력과 의지가 반영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의 유무와 정책이 시장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갖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세제지원안이나 중장기 계획의 가이드라인 등은 포함되지 않았고 이벤트 실현에 따른 기대감 소멸로 주요 '저평가' 섹터는 일제히 하락했다"며 "다만 주주환원 확대의 능력과 의지를 갖추고 자사주 정책을 이미 실행 중인 은행지주의 재평가(re-rating)은 정책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