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영부인·나발나야, 바이든 초청 거절…헝가리 총리는 트럼프 만나

우크라 영부인 "고아원 방문 예정" 거절

나발나야도 초청 거절…"남편 사망한지 불과 2주"

오르반, 트럼프 만나 우크라 평화안 논의 예정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과 러시아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이 올해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국정연설 초청을 거절한 가운데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이번 주 미 플로리다를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카 영부인은 미 의회에서 열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연설 참석을 요청하는 백악관의 초청을 거절했다.

영부인실은 "예정된 고아원 아이들 방문 등 일정으로 인해 영부인이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관해 미 의회에서 몇 달째 교착상태에 있는 우크라이나 패키지 지원안에 대한 무언의 항의하고 보는 의견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영부인이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을 거절한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보고 있다.

WP는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연설에서 젤렌스카 영부인의 자리가 질 바이든 미 영부인과 함께 나발니의 부인인 율리아 나발나야 옆으로 지정되면서 우크라이나 지도부에 불편함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나발니가 블라디미르 푸틴에 맞서는 반정부 운동가임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는 그를 동맹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나발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에 반대하면서도 크림반도를 "주고받는 샌드위치가 아니다"라고 묘사하며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불법 점령을 옹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리나 게라쉬첸코는 우크라이나 국회의원 페이스북을 통해 "세계는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 모두 푸틴이 권위주의로 고통받고 있다고 보나, 피해자와 가해자는 동등하지 않다"며 "나발니의 비극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대량 학살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러시아인들은 이 끔찍한 전쟁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나발나야 또한 백악관의 초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나야 측은 불참의 명분으로 "남편이 사망한 지 불과 2주밖에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오는 8일(현지시간) 플로리다를 방문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지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러시아 침공 이후 유럽연합(EU)의 우크라이나 지원안에 반대하고 러시아와의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유지해 온 오르반 총리는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만이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가지고 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 4일 참석한 경제 포럼에서 "헝가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에 베팅하는 것은 도박이 아니라 실제로 유일하게 합리적인 기회에 베팅하는 것"이라며 "비교적 빠른 평화 협정을 맺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미국의 정치적 변화이며 이는 누가 당선되느냐와 관련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