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텔에 '195억달러' 보조금 몰아준다.. 인텔 "1000억달러 투자할 것"

미국 정부가 인텔에 직접적인 보조금과 대출 지원 등을 합해 195억달러를 몰아준다. 이는 반도체법상 역대 최대 규모로, 삼성전자와 TSMC의 보조금을 합쳐도 확연히 높은 금액이다. 인텔은 이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가 칩스법에 따라 인텔에 195억달러(약 26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으며, 인텔은 애리조나·오하이오·뉴멕시코 등 4개 주에 대한 1000억달러(약 132조 5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과 더불어 250억달러(약 33조원) 규모의 세액공제 혜택을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패트릭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말했듯, 인텔의 5개년 지출 계획 중 핵심은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인근의 비어있는 들판에 최첨단 로직 팹(반도체 생산시설) 2곳을 건립해 2027년부터 세계에서 가장 큰 AI칩 제조 현장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또, 뉴멕시코·오리건 부지 개조 및 애리조나 사업 확장 등도 포함돼 있다.

미국이 다시 첨단 반도체 패권을 쥐기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바이든 정부가 노력을 쏟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보조금은 인텔이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십 년 동안 인텔은 가장 빠르고 작은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로, 프리미엄 가격에 팔고 그 수익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며 세계를 이끌었다. 그러나 2010년대 대만의 TSMC에 제조 우위를 빼앗기며 인텔은 열등한 제품으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하면서 수익률이 급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21년 겔싱어는 인텔을 1위 자리로 되돌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번 지원을 바탕으로 인텔은 1000억달러 중 30%는 건설비용으로, 나머지는 ASML·도쿄 일렉트론·KLA 등 업체로부터 칩 제조 부품들을 구입하는데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찬 서밋 인사이트 애널리스트는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가 되려면 3~5년은 걸릴 것"이라면서 "TSMC를 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9일(현지시간) 겔싱어는 저금리 자금지원을 '스마트 자본'이라 지칭하며 "미국이 반도체 제조업의 선두주자로 다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칩 공장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2의 칩스법이 필요하다. 이 산업에서 밀린 지 30년 이상이 지났다. 3~5년 만으로는 되돌릴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벤 바자린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 CEO는 "인텔이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더라도 대만과 한국 경쟁자들과 빨리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 "인텔이 자립하기 전까지 얼마나 오래 '스마트 자본'이 필요한지 아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미 굿리치 랜드 반도체 수출·기술 고문은 "다른 업체들이 미국에 진출하더라도 인텔은 미국의 이익을 위한 가장 중요한 AI칩 제조업체가 될 것"이라며 "인텔만이 미국 중심의 인력, 기술, 공급망 등을 가지고 있어, TSMC와 삼성이 하는 것도 중요하고 환영받아야 하지만 강력한 홈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TSMC와 삼성전자 역시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으며 TSMC는 약 50억달러, 삼성전자는 약 60억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