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반발 "역겨운 발언…팔레스타인인 생명 무시"
월버그 "메세지 왜곡…전쟁 빨리 끝내야 한다는 비유"
◆…이스라엘 공습 후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자지구의 가자시티 <사진 로이터>
31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와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팀 월버그 하원의원은 지난 25일 타운홀 미팅에서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항구를 건설하는 것과 관련해 "인도적 지원에 한 푼도 써서는 안된다"며 "(원자폭탄을 투하한)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처럼 빨리 끝내야 한다"라고 발언했다.
나가사키와 히로시마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로 전쟁이 끝난 곳이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다. 푸틴을 빨리 패배시켜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월버그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이 담긴 3분짜리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월버그 의원의 발언이 팔레스타인인의 생명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소속인 수잔 와일드 의원(펜실베니아)은 "비열하다. 그 누구도 핵폭탄에 대한 농담을 해서는 안된다"며 "이는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근접성은 말할 것도 없고 팔레스타인인의 생명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베카 발린트 의원(버몬트)은 "끔찍하고 역겨운 발언"이라며 "공화당 극단주의자들은 네타냐후 정부의 극단주의자들과 이상할 정도로 유사하다. 그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악시오스는 이번 사태가 일반적으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무시하는 공화당원들의 경향을 반영하며 민주당 의원들이 이 지역에 대한 지원을 확보하는 데 직면한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가자지구에 대한 지원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앞서 브라이언 마스트 공화당 의원(플로리다)은 "최근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아기들은 무고한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아니다"라고 밝혔고 앤디 오글스 의원(테네시)은 "모두 죽여라"고 발언했다.
다만 월버그 의원은 이날 "냉전 시대에서 자란 사람으로서 가장 옹호하고 싶지 않은 것은 핵무기 사용"이라며 "나는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가 미군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가능한 한 빨리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점을 은유적으로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 추론은 보도된 것과 정반대"라며 "문맥 삭제와 함께 이 비유를 사용하면 메시지가 왜곡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그의 발언은 또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유엔에 따르면 현재 가자지구 시민들의 70%가 심각한 기아에 노출돼 있으며 가자지구 보건부는 사망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