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역대 최악 홍수'로 1만여채 침수…정부 미흡 대처에 주민 분노

오렌부르크주 이러 쿠르간주도 비상사태 선포

"우랄강 수위 최고치 예상…상황 더욱 악화할 것"

부처 앞에서 "푸틴 도움" 외쳐…당국 "집회 참여말라" 경고

러시아 남부 도시에서 역대 최악의 홍수가 발생한 가운데 정부의 미흡한 대처로 주민들이 분노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랄산맥에서 발원해 카스피해로 흘러가는 우랄강이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1,800km 떨어진 오르스크 시의 댐 제방을 뚫고 터지면서 오렌부르크주 오르스크를 중심으로 수십 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인구 23만 명의 오르스크시가 침수되면서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러시아 내무부는 8일(현지시간) 10,400채 이상의 주택이 침수됐다고 발표했으며 전날 오렌부르크주에 이어 이날 쿠르간주에도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타스는 이날 댐의 또 다른 부분이 무너졌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도시는 지붕까지 물에 잠긴 집들이 있는 거대한 호수처럼 보인다.

세르게이 살민 오렌부르크 시장은 우랄강의 수위가 종전 기록인 9.46m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홍수 지역의 모든 주민은 당연히 집을 떠나야 한다"며 '피난을 미루지 말라. 이틀 동안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가운데 러시아 정부의 미흡한 대처로 주민들의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공개된 현장 영상에 따르면 주민들은 오르스크 지방 행정부처 건물 앞에서 "부끄러운 줄 알아라", "푸틴의 도움이 필요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재산에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당국이 제공하는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으며 다른 이들은 2010년에 건설된 댐 제방이 붕괴한 사실에 불만을 표했다.

또 다른 이들은 지역 주민들이 일주일 전 대피 명령을 무시했다는 알렉산더 쿠렌코프 비상사태 장관의 발언에 분노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피령은 5일(현지시간)이 돼서야 내려졌다.

오렌부르크 지역 검찰은 시민들에게 대규모 집회에 참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검찰은 "이번 대규모 집회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당국과 조율되지 않았다는 점을 유념해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