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패배 후폭풍... ‘책임 없다’던 한동훈 사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여당의 참패로 끝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며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밝혔다.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해서는 "제가 한 약속은 지키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위원장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선택을 받기에 부족했던 우리 당을 대표해 국민들께 사과드린다"며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비상대책위원장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달성하고 범야권이 190석 이상을 차지하면서 한 위원장을 겨냥한 책임론이 불거진 상황이었다.

한 위원장은 "야당을 포함해 모든 당선자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국민 뜻에 맞는 정치를 부탁드린다"며 "함께 치열하게 싸우고 응원해 준 동료 시민들께 감사하고, 사랑하는 당원 동료들과 당선되지 못한 우리 후보들께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께 드린 정치개혁의 약속이 중단 없이 실천되길 바란다"며 "어떻게 해야 국민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는지 고민하겠다.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국민만 바라보면 그 길이 보일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으로부터 '총선 이후 봉사하겠다고 했는데 향후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을 받고 "특별한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고 어디에서 뭘 하든 나라 걱정하고 살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제가 한 약속은 지키겠다"고 했다.

아울러 '총선 결과에 대한 대통령실 책임론'에 대한 질의에는 한 위원장은 "내 책임이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고 답변했다. 한 위원장은 4·10 총선 선거운동 막바지였던 지난 1일 "정부가 부족하지만 그 책임이 저한테 있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가, 다음 날 "모든 잘못과 책임은 제게 있다"고 말하면서 선거 사령탑의 메시지가 방향을 잃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성태윤 비서실장, 전체 수석들이 대통령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선거 결과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국민 뜻을 받들자면 국정을 쇄신해야 하는데 인적 쇄신이 선행돼야 할 것 같다"며 이같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