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학가 '親팔레스타인 시위' 일파만파

최근 미국 동부 대학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美) 대학가의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경찰이 투입돼 학생들이 체포되면서 시위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척 슈머 미 상원 원내대표(민주당)의 사무실이 있는 브루클린 거리를 폐쇄하려는 유대인 단체 연합의 계획도 이번 시위에 포함됐다. 이는 전국 각지에서 조직된 12개의 연합 중 하나였다고 로이터는 부연했다.

지난 18일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시위를 하던 100명 이상의 학생 등이 뉴욕 경찰에 체포된 뒤 22일에는 예일대학교에서도 시위를 벌인 학생 등 40명 이상이 체포됐다.

미국 의회의 일부 공화당 의원들을 비롯한 시민들은 시위가 반유대주의 성격을 띤다며 비난의 강도를 높였고, 미국시민자유연맹(ACLU)과 시민권 옹호자들은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 행사에 공권력이 투입되는 것에 우려를 제기했다.

뉴욕 경찰국 대변인은 22일 뉴욕 대학교 캠퍼스에서 120명 이상의 시위자가 체포된 이후 새로운 시위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대학 당국이 도움을 요청했지만 대학 측이 정한 기한까지 시위대를 진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학가에서는 캠퍼스 내 긴장을 완화하고 유대인 학생 피해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수업을 전면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외부인의 캠퍼스 출입을 금지했다.

컬럼비아 행정부는 주 공무원, 일부 의회 의원, 백악관과 함께 유대인 학생들이 일부 시위대에 의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 측은 "일부 극단적인 개인의 행동이 그들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은 평화적인 학생 시위와 관련 없는 사람들이 이번 시위에 연루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외부 선동가가 침입해 학생 시위를 방해 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열린 이번 시위는 이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의 통화 주제이기도 했다. 통화 후 백악관은 "부통령은 반유대주의를 비난했으며 자신과 바이든 대통령이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22일 컬럼비아 캠프의 학생 시위대들은 자신들을 향한 비판에 반박하며, '유대인의 평화를 위한 목소리(JVP)'와 'IfNotNow' 등 시위에 참여하는 유대계 미국인 단체를 지적하고 언론 매체가 "우리를 대표하지 않는 선동적인 개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주최측은 "우리는 어떤 형태의 증오나 편협함도 단호히 거부하며 팔레스타인, 무슬림, 아랍, 유대인, 흑인, 친팔레스타인 동급생과 동료들 사이에 형성되고 있는 연대를 방해하려는 외부인들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루클린에서는 시위자들이 유월절 만찬을 개최할 예정이며, 유대인 집안인 척 슈머 원내대표에게 이스라엘 전쟁을 지원하는 미국의 무기 제공 중단을 촉구할 것이라고 주최측이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0월7일 수천 명의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을 침공해 1200명을 살해하고 인질 250명을 억류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해 현재까지 3만4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으며, 가자지구의 230만 인구의 대부분이 난민이 되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