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효과 빠르고 광범위…해외 인플레 심화"
아시아에 특히 영향…韓·日이어 中위안화도 약세 조짐
◆…세계 대다수 통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미 달러화의 강세가 세계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사진 로이터>
세계 대다수 통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미 달러화의 강세가 세계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약 150개의 통화 중 3분의 2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의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엔화 가치는 지난 1년간 달러 대비 10% 하락했다. 뒤이어 아르헨티나는 7.7%, 한국은 6.5%, 브라질은 5%, EU는 3% 하락했다. 중국 위안화 또한 당국자들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2.1% 하락해 눈에 띄는 약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달러화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후퇴론에 힘이 실리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무디스의 제시 로저스 경제학자는 "연준이 세계의 중앙은행이라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NYT는 "22년만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미 기준금리는 미국 자신이 전 세계 대부분의 자산보다 더 나은 수익을 제공한다는 의미이며 투자자들은 미국 자산을 구매하기 위해 달러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달러 강세에 따른 효과는 빠르고 광범위하다"며 "모든 외환 거래의 90%를 달러가 차지하는 만큼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해외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같은 양의 달러 표시 상품과 더 많은 자국 통화를 교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미국산 수입품은 물론 달러로 거래되는 석유 등 원자재도 포함된다. 아울러 달러로 차입한 국가들은 더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또한 NYT는 이러한 달러 강세가 특히 아시아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한미일 재무장관은 미 워싱턴에서 회담을 가진 후 "최근 일본 엔화와 한국 원화의 급격한 하락에 대해 일본과 한국이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 원화는 2022년 이후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시장의 움직임이 과도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 원화는 달러 대비 1,375원대에 거래되고 있으며 엔화는 29일 한때 달러당 160엔을 돌파했다.
아울러 매체는 부동산 위기와 내수 부진으로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에도 이 같은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봤다.
올해 초 세계 경제를 끌어올릴 수 있는 미 경제의 예상 밖 강한 성장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압도했다. 다만 골드만삭스의 카막샤 트리베디 분석가는 "경제 성장이 둔화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경직돼 있어 미 고금리가 유지된다면 그 악영향이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트리베디 분석가는 "정책 입안자들은 현재 금리를 인하하여 국내 경제를 지원하거나 금리를 높게 유지해 통화를 지원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 갈림길에 있다"고 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 관계자들은 오는 6월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다만 유럽 내 인플레이션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준보다 앞서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유럽과 미국 간 금리 차이가 더 벌어져 유로화가 더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CB 집행위원회 중 한 명인 가브리엘 마크루프 아일랜드 중앙은행 총재는 "정책 결정에 있어서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