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세무대리인, "세율부터 적용해 세금 많다"…국세청 "공부하세요" 일축
35만1000명의 종합부동산세 납세자들이 국세청의 신고안내문을 받아들고 있는 가운데, 보유세 부담의 급격한 인상을 막기 위해 마련된 '적용비율'과 관련해 조세전문가들 사이에서조차 입법미비가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종합부동산세법은 '적용비율'과 '세율' 중에 어느 것을 먼저 적용하느냐에 따라 세액에 차이가 있는데, 국세청이 세법에 근거도 없이 세금이 많이 나오도록 하기 위해 세율부터 적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
이에 대해 국세청은 "최근 적용비율과 세율 중에 어느 것을 먼저 적용할지, 세법에 명백한 규정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며 "이는 세법규정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오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 세법에 어떻게 규정됐나
현행 종합부동산세법 제9조에는 '세율 및 세액'과 관련 종합부동산세는 과세표준 구간별로 세율이 다른 초과누진세율로 규정하면서, 과세표준별 세율을 ▲3억원 이하: 1% ▲3억원 초과∼14억원: 1.5% ▲14억원 초과∼94억원: 2% ▲94억원 초과: 3%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06년부터 2008년까지의 기간에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주택분 종합부동산세는 '세율별 과세표준'에 연도별 적용비율과 세율을 곱해 세액을 계산토록 하고 있다. 종부세법이 정한 연도별 적용비율은 ▲2006년 70% ▲2007년 80% ▲2008년 90%다.
■ 입법미비 '오해' 왜 일어나게 됐나
종합부동산세는 보유자산의 가액이 높을수록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초과누진세율로 세액이 계산되는 구조로 돼 있다.
이와 관련 세무대리업계 일각에선 "초과누진세율을 적용할 땐 과세표준에 적용비율과 세율 중 어느 것을 먼저 적용하느냐에 따라 세액에 차이가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택공시가격에 적용비율을 먼저 적용할 땐 과세표준도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에 낮은 세율이 적용되지만, 세율부터 적용하면 높은 과세표준에 해당되는 높은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세부담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
공시가격 30억원인 아파트의 사례를 통해 국세청이 사용하는 방법대로 과세표준에 세율을 먼저 적용할 경우의 종부세는 2765만원[(24억×2%-850만원)×70%=2765만원]이다. 850만원은 높은 세율을 적용함에 따른 누진세액공제액.
세무대리인들은 그러나 적용비율을 먼저 적용할 땐 결과가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같은 아파트의 종부세가 2510만원(24억×70%×2%-850만원=2510만원)으로 계산된다는 것. 세율을 먼저 적용할 때보다 세부담은 무려 255만원이나 줄어든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 국세청, "오해에서 비롯된 해석…입법미비 아니다"
세무디리업계 일각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국세청은 한 마디로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세법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해석을 한다면, 이같은 오해는 있을 수 없다는 것.
국세청 관계자는 "종합부동산세법에서 세액계산 방법으로 정한 '세율별 과세표준에 연도별 적용비율과 세율을 곱하여 계산한 금액'이라는 부분을 잘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상적인 과세표준이 아니라 '세율별 과세표준'을 주목하라는 것.
국세청에 따르면 '세율별 과세표준에 적용비율을 곱하고 다시 세율을 적용할 경우 종부세는 2765만원으로 계산된다.
과세표준 24억원을 세율별 과세표준으로 계산할 경우엔 [(3억×70%×1%)+(11억×70%×1.5%)+(10억×70%×2%)]의 식에 따라 2765만원이 나온다는 것. 결국 국세청이 초과누진세액공제를 이용해 간단하게 만든 산식[(24억×2%-850만원)×70%]에 의한 결과와 같아진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일부 조세전문가들은 세법에서 정한 '세율별 과세표준'에서 '세율별'이란 말을 간과한 것"이라며 "세율별 과세표준으로 종부세를 계산할 땐 적용비율과 세율중 어느 것을 먼저 적용하더라도 결과는 같아진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