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휴전 협상 진전 없다 판단"
양측 '종전' 여부로 이견…'지속 가능한 평온' 문구 해석차
가자, 검문고 점령 이어 주요 구호 경로 차단해
IDF "수십개의 테러 표적물 공격"…폭발·총격 이어져
현지 의료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 나빠"
◆…이스라엘 폭격으로 무너진 가자지구 라파의 건물 들 <사진 로이터>
7개월간 지속된 가자지구 전쟁을 중단하는 휴전 협상이 카이로에서 재개됐으나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대한 지상 작전을 강행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방위군(IDF)이 구호 경로를 차단한 가운데 라파 현지 의료진은 병원 등의 상황이 "재앙적"이라고 밝혔다.
전날 7일(현지시간) 카이로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이 재개됐으나 이스라엘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하마스가 휴전 협상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수용한 조건은 이스라엘의 요구사항과 거리가 멀다"며 "이는 하마스가 우리 군의 라파 진입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휴전 협상을 담당하는 이스라엘 대표단이 "협상 진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양측은 휴전안에 등장하는 '지속 가능한 평온'이라는 문구의 해석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이를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와 전쟁 종식으로 해석했으나 이스라엘은 전쟁의 영구적인 휴전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라파에 대한 지상 작전을 강행하고 있다. 현재 라파에는 가자지구 인구의 절반 이상이 대피해 있는 만큼 이스라엘의 공세가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날 라파 국경 검문소를 점령한 이스라엘군은 이날 구호 지원을 위한 주요 경로를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에는 두 차례의 대규모 폭발을 포함해 라파 교차로에서 산발적인 폭발과 총격이 발생했다. IDF는 "수십 개의 테러 표적물을 공격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통해 이집트 국경 인근 지역을 점령한 후 라파 내 몇 안 되는 병원 중 하나인 아부 유세프 알 나자르 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들이 급히 대피했다.
현지 의료진들은 전투가 격화되고 구호 지원 경로 봉쇄가 지속될 경우 병원이 부상자들을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나자르 병원의 마르완 알함스 병원장은 "현재 상황은 매우 재앙적"이라고 전했다.
계속되는 공습으로 이미 라파의 의료 시설에 부담이 가중되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다.
가자지구 암의학 국장 수브히 수키크 박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매우 나쁘다"며 "항암제 공급이 부족해 많은 환자를 잃었다. 많은 환자가 가자 밖으로 나가야 하지만 봉쇄돼 그럴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