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尹대통령, 韓 저출생 문제 해결에 총력...관련 부처 신설”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정부 부처를 창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미국 CNN 방송이 한국의 저출생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CNN은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국가 비상사태라고 할 수 있는 저출생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며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에 국회의 적극적 협력을 요청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윤 대통령은 국민의 삶을 개선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했다"면서 "그는 앞으로 남은 3년의 임기를 경제 활성화와 저출생 문제 해결에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CNN은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며 "작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2명으로 전년의 0.78명보다 더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민이 없는 국가에서 안정적인 인구를 유지하려면 2.1명의 출산율이 필요하다"며 "이 데이터는 급속한 산업화 이후 불과 수십 년 만에 사회가 고령화됨에 따라 한국 등 여러 동아시아 국가들이 직면하고 있는 인구통계학적 문제"라고 풀이했다.

CNN은 "많은 유럽 국가들도 인구 고령화에 직면해 있지만 이민으로 그러한 변화의 속도와 영향이 완화된다"며 "그러나 한국, 일본, 중국과 같은 국가들은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이민 정책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기피해 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의 인구통계학적 변화의 원인으로는 까다로운 업무 문화, 정체된 임금, 생활비 상승, 결혼 및 성평등에 대한 태도 변화, 젊은 세대의 환멸감 등이 있다고 말했다.

CNN은 "경제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돈을 투자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면서 "2022년 윤 대통령은 지난 16년 동안 인구를 늘리기 위해 2000억 달러(264조원) 이상을 투입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유급 육아 휴직 기간 연장, 출산 시 제공되는 '첫 만남 바우처', 남성이 육아와 가사에 기여하도록 장려하는 사회 캠페인과 같은 계획도 저출생 추세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편부모에 대한 낙인, 비전통적인 파트너십에 대한 차별, 동성 커플에 대한 장벽 등 뿌리 깊은 사회 문제를 지적했다.

CNN은 일본의 사례도 소개했다. 일본 정부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유사한 플레이북을 시도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면서 최근 몇 년간 일본 총리가 긴급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전했다.

2023년 1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출산율 저하로 인해 일본이 사회적 기능을 유지하지 못할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이 문제에 집중할 새로운 정부 기관 출범 계획을 발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그로부터 몇 달 후 어린이의 건강과 복지, 가족 및 부모 지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동과 가족 담당 부처'를 신설했다. 또한 일본에서 아이를 낳으면 50만 엔, 약 480만 원을 일시금으로 주는 등 지원금을 대폭 늘리는 방안도 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