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 기획재정부 재산소비세정책관 "자본이득세 전환은 상속세 폐지"
"가업상속공제, 지적 많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혜택 커"
"업종 제한 문제는 폐지까지 보고 있어"
"유산취득세 도입 문제는 복잡.. 합리적 방안 제시하면 설득 가능할 것"
"법인세는 선택과 집중할 수밖에.. 법인세율 인하나 일반적 세액공제 확대 어려워"
◆…이용주 기획재정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이 조세일보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임민원 기자)
우리나라의 상속세 부담이 높은 것은 인정하지만, 자본이득세 전환 등 상속세 개편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정부 측의 입장이 나왔다.
10일 이용주 기획재정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은 조세일보 주최로 서울 여의도 KFI타워에서 열린 '2024년 세제개편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상속세의 자본이득세 전환을 주장하는 패널들의 요구에 이 같이 답했다.
이 정책관은 이날 "우리나라의 상속세 부담이 높다는 것은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면서 "OECD 평균 상속세율이 26%인데 그것도 세율을 부과하는 나라가 26%고 14개국은 아예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의 세율은 50%이고 또 할증과세가 적용되면 최고 60%이기 때문에 정부도 세율이 높다는 부분은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정책관은 자본이득세 전환에는 난색을 표했다. 이 정책관은 "상속세를 자본이득세로 전환하자는 주장들이 오늘도 많이 나왔고 또 언론에서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자본이득세로의 전환은 결국 상속세 폐지"라고 했다. 상속 단계에서는 세금을 매기지 못하고 상속받은 사람이 나중에 양도할 때 과세하는 게 바로 자본이득세라는 것.
그는 "현재 상속세율도 내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자본이득세를 도입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라며 "다만, 최대주주 할증 과세에 대해서는 상속세율이 50%로 높은 데다 할증까지 하니 부담이 가중되는 부분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고 있다. 이 부분은 앞으로 검토를 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업상속공제 제도와 관련해선 정부가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했다. 가업상속공제에 대한 지적이 많이 나오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선 혜택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정책관은 "가업상속 공제에 대해 상당히 많은 비판 의견을 들었는데 정부가 지속해서 확대하고 개선해 왔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현재 중견기업은 매출 5000억까지 적용하고 있고 공제 금액은 최대 600억원까지 적용하고 있다. 사후 관리 기간은 당초 10년에서 7년, 현재는 5년으로 단축했고 그 규제도 대폭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업상속공제를 도입한 나라가 많지 않다"며 "이 제도를 도입한 대표적인 나라가 독일과 일본인데 일본의 경우는 비상장 중소기업만 적용된다. 우리보다 훨씬 대상이 협소하다. 그것도 공제를 통해 세 부담을 완화하는 게 아니고 납부 유예 제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독일은 가업상속공제에 대해서 헌법 불합치 판결을 받아서 혜택을 축소한 바 있다"며 "우리나라 가업상속 공제가 비록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외국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상속세율이 높다 보니 중소중견기업의 애로사항을 가업상속공제로 지원해 부담을 완화하고 있는 게 우리나라의 제도다. 가업상속공제 제도에 대한 불만은 그 자체에 대한 불만보다는 기본적으로 상속세율이 높은 데에 대한 불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업상속공제와 관련, 업종 제한에 대해선 궁극적으로 폐지할 것이라는 정책 방향을 예고했다. 그는 "현재는 대분류 범위 내에서는 업종 변경을 자유롭게 허용하고 있는데 궁극적으로는 패지까지도 보고 있다. 현재 기획발전특구로 이전한 기업은 업종 변경 제한을 폐지했다.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상속세와 관련해 현행 유산세 방식을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선 정부도 별도의 조직을 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정책관은 "우산취득세 전환에 대해 별도로 조직을 구성해서 별도의 추진단을 운영하고 있다"며 "심플하게 말하면 유산세는 돌아가신 부모님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거고 유산취득세는 돌아가신 부모님이 아니고 자식들이 나눠 가지면 나눠 가진 그 부분에 대해서만 각자에게 세금을 매기는 것인데 세율이 낮아질 수 있고 공제를 더 받기 때문에 세부담이 좀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유산세와 유산취득세를 논의하게 되는 근본적 이유는 상속에 따른 세금을 깎아달라는 것"이라며 "다만 깎아주는 방법의 일환으로써 유산취득세가 검토되는 것이지 유산취득세가 도입된다고 상속에 대한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 정책관은 그러면서 "지난해 혼인에 대해 1억원의 공제를 신설했는데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하면 여야 관계 없이 충분히 설득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법인세와 관련해 이 정책관은 현실적으로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법인세율 인하나 일반적인 세액공제 확대는 세수가 부족한 최근의 상황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 정책관은 "지금 시점에서 정부는 전체적인 세율보다는 국가전략기술이라는 분야에 대한 혜택을 집중하는 방법으로 지금 정책을 펼치고 있고 이 정책의 방향은 앞으로도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정부는 국가전략기술, 신성장과 원천기술에 대해서는 R&D 세액 공제라든지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높게 유지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 폐지에 대해선 "효과가 별로 없으니 폐지하자는 지적이 많이 있는데 이러한 부분을 감안하겠지만, 또 국회의 논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감안해서 정부가 정책을 펴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