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하는 미·중 무역전쟁…옐런 "미 관세조치에 中 보복 예상"

"中, 대규모 보조금 등 불공정한 관행에 관여"

블룸버그 "바이든, 이번주 中전기차 관세 4배 인상"

中 "미국도 수천억 달러 보조금 제공"…보복 조치 예상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이번 주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산 전기차(EV) 관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이에 대한 중국의 상당한 보복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옐런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를 통해 14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의 새로운 관세 조치를 확인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우리의 우려 사항을 겨냥하되 광범위하게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믿는다"며 "중국의 상당한 반응을 보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는 항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이를 검토하면서 지금까지 수행된 작업(관세 조치)을 보다 전략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역전쟁을 원하냐는 질문에는 "중국과의 경제 단절을 원하지 않지만 경기는 공정해야 한다"며 "중국은 대규모 보조금 등 불공정한 관행에 관여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옐런 장관의 발언은 전날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주 14일(현지시간) 핵심 전략 분야에 대한 새로운 관세 정책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4배 상향한다는 보도 가운데 나온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자 보도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산업과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중국산 EV에 대한 관세를 4배로 늘리는 등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중국산 EV에 대한 관세가 기존 27.5%에서 102.5%까지 인상될 것이며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두 배 또는 세 배 이상의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분야 외에도 배터리와 태양광 패널, 핵심 광물 등 핵심 전략 분야에서도 추가적 관세 조치가 예상된다.

트럼프 전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조처를 했으며 바이든 행정부 또한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조치 또한 이에 대한 보완 대책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현재 7.5%에서 25%로 3배 이상 인상할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중 간 무역전쟁이 다시 불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측은 미국의 조치에 반발하며 맞대응을 경고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미국의 이 같은 제재에 희귀 광물의 수출 통제 등 보복 조치로 맞서왔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대응해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을, 12월에는 흑연 수출을 통제했다.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에 쓰이는 갈륨과 적외선 카메라 렌즈 등에 사용되는 게르마늄 생산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0%다.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흑연의 중국 생산량 비율은 67%다.

중국 상무부는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검토 지시에 관해 "미 자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 조선 산업은 정부의 과잉보호로 인해 수년간 경쟁에서 우위를 빼앗겨왔다"며 "미국은 자국 산업에 수천억 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하면서도 중국을 겨냥해 비시장 관행을 행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과거 미국이 301조 조사에 착수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 위반 판정을 받았다"며 "미국이 이번에도 반복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무역법 301조는 상대국의 불공정한 무역행위로 무역에 제약이 생길 경우, 보복을 허용하는 법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