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비상장기업들이 변칙적인 우회상장으로 주가를 조작, 증권시장을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 국세청이 세무조사라는 '칼'을 빼들었다.
국세청은 우회상장(Back-Door- Listing)의 폐해가 부동산투기 이상으로 크다고 보고, 정보에 어두운 소액 투자자들에게 많은 피해를 입히면서 변칙적으로 고소득을 올리고도 세금을 포탈하는 업체에 대해 세무조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국세청은 1일 "우회상장을 통해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변칙적인 우회상장 4개업체에 대해 지난 2∼3개월 동안 세무조사를 벌였다"며 "이들 4개 업체로부터 탈루세액 169억원을 추징함과 함께 1개 업체는 조세포탈범으로 검찰에 고발조치 했다"고 밝혔다.
우회상장은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의 합병 ▲포괄적 주식교환 ▲주식스왑 ▲영업양수와 연계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비상장기업의 최대주주 등이 상장기업의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를 말하며, 이 과정에서 대주주는 소액주주를 희생시켜 막대한 이익을 얻는다.
국세청 오대식 조사국장은 "변칙적인 우회상장을 통해 대부분의 소액 투자자들은 손실을 입은 반면, 대주주들은 단기간에 거액의 시세차익을 얻고 있었다"고 말했다.
조사결과 비상장법인의 대주주가 상장폐지 직전의 법인주식을 저가로 장외에서 사들여 상장법인의 대주주가 된 후, 자기가 대주주로 있던 비상장법인을 흡수합병하여 우회상장하는 과정을 보였다는 것이 국세청 설명이다.
국세청은 "이 과정에서 대주주 등은 지인 등의 이름을 차용해 수 백회에 걸쳐 사고팔기를 반복하는 방법으로 시세를 조작, 단기간 내 주가를 끌어 올려 고액의 매매차익을 챙기는 등의 변칙거래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이들 4개 업체로부터 722억원의 탈루소득을 밝혀내고, 탈루세액 169억원을 추징함과 함께 차명주식을 이용하여 변칙적인 주가조작을 한 1개 업체에 대하여는 조세포탈범으로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아울러 국세청은 증권거래법 위반여부에 대한 후속조치를 위해 나머지 3개업체의 조사결과를 금융감독원에 통보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