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양된 줄기세포 이식해 '췌장섬 조직'으로 재현
세포 이식 후 혈당 조절 위한 경구 약물 복용 중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지난 2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창정병원 연구진은 당뇨병 진단을 받은 59세의 남성을 대상으로 세포 치료제를 활용한 임상시험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25년 간 제2형 당뇨를 앓고 있던 이 남성은 2017년 신장 이식을 받았지만 췌장이 기능을 거의 모두 상실한 상태였다. 췌장은 우리 몸의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생성하는 기관이다.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혈당이 높아지는 당뇨병에 걸리게 된다.
그는 당뇨병성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기 위해 매일 여러 차례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했다.
연구진은 줄기세포에서 생성된 췌장 전구세포가 고혈당증을 역전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기존의 연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줄기세포가 적절한 조건에서 뇌, 근육, 신장, 췌장 조직으로 변환될 수 있는 점을 이용해 인공 버전의 세포를 만들었다. 이후 신체의 재생 능력을 이용해 환자의 말초혈액단핵세포를 '췌장섬 조직'으로 재현했다.
임상 결과, 실험실에서 배양된 세포를 환자에 이식하자 혈당을 자연적으로 조절하는 췌장 기능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는 11주 만에 더 이상 주사형 인슐린 투약이 필요없는 상태가 됐으며 1년 후인 2022년에는 혈당 조절을 위한 경구 약물 복용도 중단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의 세포생리학과학과 티모시 키퍼 교수는 차이나모닝포스트에 "이번 연구가 당뇨병 줄기세포 치료 분야에서 중요한 진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치료법이 환자를 만성 약물 부담에서 해방시키고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용화가 되기까지는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거쳐야 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셀 디스커버리(Cell Discovery)'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