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의료수가 내년 1.96%...의협 "고집불통 수가통보 환멸"

내년도 평균 수가 인상률을 1.96%로 심의·의결

의협은 수가인상률 10% 요구와 공단은 1.6% 이견

병원과 의원은 이견 좁히지 못해 수가 협상 결렬

의협 "일방적 수가 협상 감행해 국민 건강 위협"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일 내년도 평균 수가 인상률을 1.96%로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의료수가'는 의사 등 의료서비스 제공자에게 의료행위에 대해 지급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환자의 본인 부담금은 비용의 10~30% 정도이고 치료비 대부분을 국민건강보험에서 지급한다.

내년도 평균 수가 인상률은 1.96%로, 지난해보다 0.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최근 5년간 평균 수가 인상률은 △2020년 2.29%, △2021년 1.99%, △2022년 2.09%, △2023년과 2024년에는 1.98%였다.

의료기관 유형별 인상률을 살펴보면, 치과는 3.2%, 한의 3.6%, 약국 2.8%, 조산원 10.0%, 보건기관 2.7%다. 병원과 의원의 경우, 대한의사협회(의협)·대한병원협회와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공단이 처음으로 제시한 인상률은 1.6%였다가 다시 1.9%로 조정했지만 의협이 요구했던 10%의 수치와 간극이 커 의협은 더 이상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며 '거부'를 선언했다.

의협은 2025년도 수가 협상이 결렬된 뒤 이날 '거부 선언문'을 통해 "필수의료만은 살려보자는 우리의 제안을 철저히 무시한 채 무늬만 협상인 '수가 통보'를 고집하는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의 실망스러운 작태에 환멸을 느끼며 수가 협상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논의를 협상 과정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누누이 말해왔지만, 공단은 우리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은 현재 행위별 수가에 곱해지는 '환산지수'를 필수의료 등 저평가된 의료행위에 한해 더 올리겠다는 방안이다. 현재는 행위 유형과 상관없이 획일적으로 환산지수를 적용해 수가를 일괄적으로 인상해왔다.

의협은 "작금의 의료혼란 상황에서 또다시 의료 공급자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수가 협상을 감행하는 것은 일차 의료기관의 생존과 국민 건강의 근간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의료인의 동의 없이 이뤄지는 모든 제도 개선은 의료 파멸로 귀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