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타임지 인터뷰서 밝혀…유권자 표심 고려
"이스라엘 전쟁점죄는 불확실…부적절한 행동에 관여"
美하원은 '네타냐후 체포영장' ICC 제재 법안 가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정치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전쟁을 끌고 있다고 인정했다. <사진 로이터>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작전을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정치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전쟁을 끌고 있다고 인정했다.
4일(현지시간) 공개된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가 집권을 유지하기 위해 하마스와의 전쟁을 연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하면서도 "사람들이 그런 결론을 내릴 만한 많은 이유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전쟁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관해서는 "불확실하다"면서도 "그들이 부적절한 행동에 관여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전쟁 범죄 혐의로 네타냐후 총리에 체포영장을 청구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반대하는 등 이스라엘의 행보를 지지해 온 미국의 입장과 결을 달리하는 것으로 11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 전쟁 등과 관련해 유권자들의 지지를 잃고 있는 상황에서 표심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지난 10월 7일 하마스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이 시작된 이래 네타냐후 총리를 겨냥한 가장 가혹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맨서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이날 발언에 대해 "올바른 생각을 가진 모든 국가의 외교 규범을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이날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것은 끝없는 전쟁으로 이어졌다"며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날 인터뷰는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 발표 이전인 지난달 28일 이뤄졌다.
최근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라파에 대한 모든 공격을 즉시 중단하라"고 판결하는 등 국제사회는 인도주의 위기 악화를 우려해 이스라엘의 작전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네타냐후 총리 등 이스라엘 지도부는 이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미국 하원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한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제재하는 내용의 법안을 가결했다.
한편 이스라엘 내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의 즉각 사임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 참여자들은 그가 인질 석방 지연. 하마스의 공격을 막지 못한 안보 실패 그리고 전쟁 장기화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