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웨이저자 TSMC 회장이 6일(현지시간) 대만 TSMC 본사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SK그룹)
7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대만에서 웨이저자 TSMC 이사회 의장을 만나 "인류에 도움되는 AI 시대의 초석을 함께 열어가자"며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와 TSMC의 협력을 강화하자는 뜻을 함께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6세대 HBM인 HBM4 개발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TSMC와 기술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HBM4부터는 성능 향상을 위해 TSMC의 로직 선단 공정을 활용해 베이스 다이를 생산할 계획이며, 이를 바탕으로 2025년부터 HBM4를 양산할 예정이다.
양사는 SK하이닉스의 HBM과 TSMC의 첨단 패키징 공정인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기술 결합을 최적화하고, HBM 관련 고객 요청에도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전날 대만으로 출국한 최 회장은 TSMC 외에도 대만 IT 업계 주요 인사들과 만나 AI와 반도체 분야 협업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3일 이혼 항소심 판결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힌 지 사흘 만에 이루어진 첫 해외 출장이다. 당시 그는 "개인적인 일로 SK 구성원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이번 사안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 외에도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하며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AI와 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협력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반도체 등 디지털 사업 확장을 통해 'AI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I와 반도체 분야에서 고객의 광범위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글로벌 협력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산호세에서 엔비디아 본사의 젠슨 황 CEO를 만나 양사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최 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황 CEO와 찍은 사진과 함께 황 CEO가 "AI와 인류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십을 위해!"라고 적은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장악한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해왔으며, 3월에는 메모리 업체 중 가장 먼저 5세대 HBM3E 8단 제품을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에도 네덜란드 ASML 본사를 방문해 SK하이닉스와 극자외선(EUV)용 수소 가스 재활용 기술 및 차세대 EUV 개발 기술 협력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의 최근 행보는 한국 AI 반도체 산업과 SK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