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인질 4명 구출작전에 가자인 274명 목숨 잃어…"학살" 규탄

"영아 64명·여성 57명 포함…부상자 700명 육박"

지난 2월에도 인질 2명 구출 과정서 민간인 74명 사망

EU "또 민간인 학살…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한 이스라엘 인질 4명의 구출 작전으로 수십 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보건부는 인질 4명을 구출하기 위해 지난 8일(현지시간) 오전 시행된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274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사망자 중에는 5세 미만 영아가 64명, 여성이 57명 포함돼 있었으며 부상자 또한 700명 가까이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으로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지역에서 억류돼 있던 남성 3명, 여성 1명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납치됐으며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IDF는 하마스가 인질을 억류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 한 뒤 2개 건물을 급습했으며 이 과정에서 군이 하마스 측의 큰 사격에 대응하면서 대규모 교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AP통신에 이스라엘의 폭격은 "지옥 같았다"고 묘사했다. 그는 "많은 전투기가 날아다니는 것을 봤으며 거리에서 여자와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알아크사에서 활동하는 국경 없는 의사회의 카린 허스터는 "아이들은 충격으로 백발이 되어 화상을 입고 부모를 지르며 소리를 질렀으며 그들 중 일부는 충격에 빠져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으로 인질 약 절반이 풀려났지만, 여전히 약 120명의 인질이 억류돼 있으며 이 중 43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다.

한편 이날 이스라엘의 작전에 대한 국제사회는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이날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또다시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학살이 발생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라며 "우리는 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 2월에도 라파에서 인질 2명의 구출 작전을 진행하면서 민간인 7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X'에서 "이스라엘의 적들만이 하마스 테러리스트와 그 공범자들의 사상자에 대해 불평하고 있다"며 이번 작전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비난했다.

현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3단계 휴전안'을 제안 양측에 이를 수용하라고 촉구하고 있으나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이 종전을 서면으로 약속할 경우에만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중동 국가들을 방문해 휴전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