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자 제정신?” 선 넘은 의협회장에 법원 반응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의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판사를 공개 저격한 사건을 두고 창원지법이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사법부 독립성과 재판에 대한 국민 신뢰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창원지법은 10일 입장문을 통해 "어제(9일) 해당 협회장이 소셜미디어에 형사 판결을 한 법관 사진을 올리고 인신공격성 글을 게시한 것은 재판장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며 "이뿐만 아니라 사법부 독립과 재판에 대한 국민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으로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이같이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최근 창원지법 형사3-2부(부장 윤민)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60대 의사 A씨에게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한 판결이었다. A씨는 2021년 1월 경남 거제시의 한 의원에서 근무하던 중 80대 환자 B씨에게 맥페란 주사액(2㎖)을 투여해 부작용으로 전신 쇠약과 발음장애, 파킨슨병 악화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A씨가 파킨슨병을 앓는 환자의 병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약물을 투여한 점에서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환자의 기왕력(병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실로 인해 상해의 결과가 발생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유죄를 선고했고, 2심 재판부 역시 A씨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환자를 치료한 의사에게 결과가 나쁘다고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라니, 창원지법 판사 윤민 이 여자가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올리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당 판사가 과거 뉴스에 출연했던 화면을 잇달아 올렸다.

임 회장은 "이 여자(윤 판사)와 가족이 병의원에 올 때 병 종류에 무관하게 의사 양심이 아니라 반드시 심평원 심사 규정에 맞게 치료해 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은 의료계와 법조계 간의 갈등을 촉발시켰다. 창원지법은 임 회장의 이러한 행동이 사법부 독립성과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으며, 이는 판사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져 더욱 심각한 문제로 비화됐다.

한편, 임 회장은 지난달에도 '의대 2천 명 증원' 정책 집행을 막아달라는 항고심에서 법원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리자 "구회근 부장판사가 대법관 자리를 두고 정부 측에 회유당했을 것"이라고 음모론을 제기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