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청와대브리핑을 통해 공개된 노무현 대통령의 편지 한 통으로 정치권과 언론이 술렁이고 있다.
정작 편지를 작성한 당사자인 노 대통령은 해외순방 일정에 올라 이 같은 국내 흐림에 대해 다소 둔감하게 다가갈 수 있겠지만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청와대는 민감함이 극에 달한 느낌이다.
6일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청와대브리핑에 올린 글은 제목부터 비장한 각오(?)가 보인다. 양 비서관이 이날 청와대브리핑에 올린 글의 제목은 '하이에나 행태로는 정론지 못 된다'이다.
이 같은 양 비서관의 글은 양 비서관이 문제가 된다던 일부 언론의 제목으로 언급한 '도탄에 빠진 民生/승부에 빠진 盧心'과 그 비판의 강도가 비슷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 비서관은 먼저 "대통령의 편지 한 통에 요동을 치는 신문들이 있다. 합리적 진보 혹은 중도를 표방하는 신문들조차 중심을 잃고 있다"며 다수의 언론을 대상으로 비판의 폭을 넓혔다.
양 비서관은 "대통령과 국정에 대한 비판은 당연한 일이지만 합리적인 잣대나 이성적 판단 없이 쏟아내는 비방은 언론의 범주를 벗어난 것"이라며 언론을 향해 5가지 질문을 던졌다.
양 비서관은 ▲대통령이 국정을 팽개쳤다고 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여당과 싸움에 빠졌다는 식의 한나라당 대변인 논평 수준의 '정치평론'을 기사화 한 의도는 무엇인가? ▲대통령의 편지가 정쟁을 부추긴다고 보는 근거는 무엇인가? ▲'대통령에게 뭘믿고 이러느냐'는 힐란은 기자에게서 나왔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고 하는데 도탄의 뜻을 알고 있는가? 라고 물으며 "(언론에서) 가능하면 답을 달라"고 촉구했다.
양 비서관은 이어 "대통령의 지지가 낮다고 해서 대통령을 비방하는 것을 흥행으로 삼는 것은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면서 "정치권과 언론의 그 같은 행태는 하이에나의 속성을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또한 양 비서관은 "신문은 언론기업이지 흥행기업은 아니다"면서 "누구를 희생양으로 해서 자극적인 제목, 선동적인 편집으로 손님을 끌면 안된다. 특히 대통령을 그 소재로 자주 등장시켜 무책임하게 비방하는 것이야말로 국정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양 비서관은 "최근 몇 년 사이 신문의 신뢰도는 엄청나게 추락했다. 누구를 흔들고 누구를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오바하다 추락을 거듭했다"면서 "(특정인을 몰락시키고 특정인을 띄우다 몰락하는)같은 길을 걸을 것"이냐며 언론의 변화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