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동남아 산업부지에 채굴장 운영
저렴한 전기요금, 기존 인프라 등이 장점
◆…캐나다 퀘벡주에 있는 가상화폐 채굴장. 사진=로이터통신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021년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 채굴을 금지한 이후 사업을 접어야 했던 채굴자들이 동남아시아에 버려진 부지를 활용해 채굴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에 채굴장을 세운 비트유(Bityou)가 대표적인 사례다. 비트유는 과거 시멘트 공장 부지에 1000대 이상의 채굴기를 가동시키고 있다. 비트유의 설립자인 피터 림은 중국에서 1만 개의 채굴기를 갖춘 20메가와트 규모의 채굴장을 운영했지만 중국 정부가 채굴장을 강제로 폐쇄하자 이곳으로 옮겨 새로운 사업장을 만들었다.
중국이 채굴 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그 자리를 꿰차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2022년 1월 기준 전 세계 해시레이트(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보안성을 나타내는 지표)의 2.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급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이들은 주로 폐쇄된 쇼핑몰, 철강공장, 수력 발전소 등지를 중심으로 채굴장을 운영하고 있다. 채굴자들이 동남아 지역을 찾는 이유는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요금, 숙련된 인력, 기존 인프라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채굴자들이 전기를 불법적으로 사용하는 등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어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말레이시아는 2022년 초까지 채굴자들의 에너지 절도로 약 5억50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채굴업이 전력 수요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라오스에서는 국영 전력회사가 극심한 가뭄을 이유로 채굴장에 전기 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변수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지역의 채굴과 채굴기 생산업은 상당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유통업체인 서니사이드디지털의 설립자 겸 CEO인 타라스 쿨릭은 "동남아시아 시장이 향후 몇 년 안에 급성장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