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일가 ‘양평고속도로 의혹’ 재조준한 국회 국토위

한준호 “지난 국정감사에서 처리요구 36건... 국토부 뭐 하는지”

맹성규 “양평고속도로 건, 국감 이후 추진현황 국회 보고 안돼”

박상우 “전세사기 청문회와 관계없지만.. 관련 자료 최대한 제출”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추진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노선 변경으로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제기됐던 가운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들이 해당 의혹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는데 한국도로공사가 양평 고속도로 발주 계획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국회 국토위원들은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 이후 정부가 양평고속도로 관련 내용을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한국도로공사가 양평고속도로 설계 발주를 진행 중이라는 데 문제를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지난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세사기 피해대책 청문회에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을 향해 "전세사기 특별법과는 좀 다른 얘기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국회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처리요구를 36건 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처리요구 36건 중 단 1건도 결과 (보고를) 받지 못했다. 국토부가 지금 뭐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후속조치 현황을 점검하시고 (처리요구) 36건에 대해 보고계획 수립 후 제출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 의원은 아울러 "오늘 (청문회) 출석대상자가 아닌 한국도로공사 함진규 사장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는 듯하다"며 "아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기본·실시설계 관련 신규 고속도로 발주계획을 발표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4월29일 대한경제 등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고속도로 설계참여사 CEO 초청 조찬간담회'를 열고 올해 주요사업 발주계획 등을 안내했다. 올해 발주 예정인 기본·실시설계는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포함되는데, 한 의원은 이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은 그러면서 "그날 행사가 1시간30분 진행됐는데 추진계획은 두 장짜리로 5분 발표하고 기사화했다. 관련 내용들을 정리해서 보고해 주시라"는 요구도 덧붙였다.

한준호 의원이 박상우 장관에게 질의·요구한 내용에 대해,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도 "정부가 추진하는 현황은 국회로 보고하게 돼 있다. 그런데 양평고속도로 관련해서는 지난해 국정감사 이후 한 건도 추진현황이 국회로 보고되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맹 의원은 그러면서 "예산도 다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로공사가 4월29일 (양평고속도로) 계획발주를 했다는 건 확실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앞뒤가 잘못된 문제인 듯하다. 도로공사에 지시하셔서 자료를 제출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박 장관에게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한준호 의원이 지적하신 서울·양평 건 조치사항과 도로공사 건은 이번 청문회와 관계없는 건이지만, 그 자료 만들어서 최대한 제출하겠다"고 답변했다. 박 장관은 지난해 국토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에 대해 "(사업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안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며 여·야 간 첨예하게 대립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더불어민주당은 국토교통부가 김건희 여사 일가 땅과 가까운 강상면(원안 양서면)으로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추진한 게 아니냐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는데, 그러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민주당이 '정치 공세'를 벌인다며 고속도로 건설 계획 백지화를 선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