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동훈, 대통령과 신뢰관계 파탄... 당대표로서 부족”

나 “대통령 성공하지 못하면 여당 재집권 어려워”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경쟁 당권주자인 한동훈 후보를 겨냥해 "대통령과 신뢰 관계가 사실상 파탄난 게 아닌가. 그러한 파탄은 결국 당 대표의 덕목으로는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지난 1일 KBS라디오 '뉴스레터K'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대통령이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도 또 재집권이 어렵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의 비대위원장 출마와 관련해 "비대위원장은 당을 운영해야 하는데 정치 경험과 당 경험이 없으신 만큼 그 자리가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대통령과 돈독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대통령을 설득하는 부분에서 역할을 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이었다"며 "사실 오시자마자 대통령과 상당한 충돌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정치 상식으로 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많았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당이라는 것이 민심의 최전선에 있으니까 당 대표의 역할은 대통령·정부를 서포트하면서 민심과 거리가 있는 부분은 설득하는 것"이라며 "양쪽의 신뢰 관계가 없으면 그것 자체가 어렵다. 당정 관계를 건강하게 가져가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후보의 이러한 지적은 4·10 총선을 전후로 제기된 '윤·한 갈등설'을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당대표 후보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폴더인사 논란' 등의 행보와 관련해 갈등설이 제기된 바 있다. 총선 이후 윤 대통령의 오찬 초청을 한 후보가 건강상 거절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갈등설은 더욱 불거졌다.

또 "한동훈 후보는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다. 지금 당대표로 나오기보다는 조금 더 기다리고 그 이후 대선 후보 레이스에 나오시면 좋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나 후보는 여권 내부에서 한 후보가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상황을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나 후보는 아울러 한 후보가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면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발의를 밝힌 데 대해서는 "정치적 실력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민주당이 어떤 행태를 보일지 뻔히 예측이 되는데 이런 부분은 역시 정치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정치를 하신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이렇게 민주당 술수에 말려들기 쉽다는 이야기"라고 각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