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중동 긴장에도 中수요 우려로 7주만 최저치

"이스라엘 보복 제한적, 가자 휴전 협상 임박 신호"

中수요 우려에도 불구, OPEC+ 감축 해제 결정 고수 전망

美, 베네수엘라 제재 강화 시 "수출 10~12만배럴 감소"

이스라엘이 레바논 베이루트에 보복 공습을 강행하며 중동 내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나 중국의 지속적 수요 우려에도 불구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감축 해제에 대한 결정을 고수하면서 30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7주만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1.4%(1.15달러) 하락해 배럴당 78.63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4%(1.08달러) 떨어진 74.73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지난 6월 5일 이후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으며 이틀 연속 기술적 매도 과잉 영역에 머물렀다.

이날 디젤과 휘발유 선물도 6월 초 이후 최저치에 거래됐다.

유가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이 임박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수요 우려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주말 어린이 12명이 사망한 골란고원 축구장 공습의 배후로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지목된 이후 이스라엘이 레바논 영토에 보복 공습을 강행하며 양측의 전면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고위 사령관을 표적 삼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 공습을 단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분석가들은 이스라엘의 절제된 대응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미즈호의 밥 야거 에너지 선물 이사는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은 시장에서 배럴당 4~7달러의 위험프리미엄을 제거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연료유 수입은 올해 상반기에 11% 감소하며 중국의 수요 우려를 키우고 있다. 로이터는 중국의 7월 제조업 활동 또한 3개월 연속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가운데 OPEC+가 내달 1일(현지시간) 정책회의를 통해 10월 생산량 감축 해제를 검토할 것이라는 소식은 유가 하락을 지지했다.

이날 미국 구인 공고가 감소했다는 지표는 노동시장의 냉각을 반영하며 9월 연방준비제도의(Fed·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였다. 금리가 인하되면 경제 성장과 석유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

시장은 또한 석유 생산국 베네수엘라를 주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현재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게 3선을 안겨준 대통령 선거에 대한 부정 의혹이 커지면서 이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투명한 선거를 요구하며 이에 따른 제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ANZ는 "미국이 더 엄격한 제재를 가하면서 세계 공급에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분석가들은 이 같은 시나리오가 베네수엘라의 수출을 하루 10만~12만배럴 줄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