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핀 롤 케이크 3조각 먹고 배탈
업체 "유통과정서 생겨 편의점도 책임"
소비자 "돈 뜯어내려는 사람 인식 불쾌"
◆…곰팡이 핀 빵을 먹은 소비자가 심한 장염을 앓았다. 사진=연합뉴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10시쯤 집 근처 편의점에서 유명 제빵업체 B사의 치즈 크림 롤 케이크를 사서 3조각을 먹다가 곰팡이를 발견했다. 유통기한을 확인해 보니 A씨가 빵을 구입한 27일까지였다. A씨는 다음 날 새벽부터 심하게 배탈이 나서 사흘간 설사와 구토에 시달렸다.
A씨는 즉시 편의점을 찾아가 문제를 제기했고 이틀 뒤인 지난달 29일 B사의 고객 담당자로부터 치료비를 비롯해 3만원짜리 모바일 상품권과 몇 가지 빵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보상방안을 안내받았다.
하지만 A씨는 곰팡이 빵을 먹은 후 일도 못 하고 병원에 다니며 몸까지 상한 점을 고려할 때 최소한 10만원은 돼야 적절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냈다. 게다가 B사의 제품은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아 상품권으로 보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봤다.
B사는 내부 규정상 그렇게 큰 금액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빵의 곰팡이가 유통 과정에서 냉장 보관을 못 해 생겼기 때문에 편의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화가 난 A씨는 "보상은 필요 없고 이번 일을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말했고 업체 담당자는 "그렇게 하시라. 저희에게 10만원은 큰돈"이라고 맞섰다.
A씨는 "빵을 먹은 후 장염이 생겨 설사를 많이 했는데 돈이나 뜯어내려는 듯한 사람으로 인식된 점이 매우 불쾌하다. 업체는 병원비 실비 보상과 상품권 제공을 대단하다는 식으로 제안했다"며 "보상금은 필요 없으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으면 좋겠다. 업체는 따끔하게 혼나길 바란다"고 격분했다.
B사는 언론 취재가 시작된 후 "먼저 당사의 제품을 이용하시는 과정에서 불편을 겪게 해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해당 건은 제조가 아닌,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아 고객에게 상세히 설명해 드리고, (내부)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치료비 등의 지원을 안내해 드렸던 사안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고객께서 기준 이상의 보상을 말씀하셔서 요청을 들어드리기 어렵다는 양해를 구했는데, 고객의 마음이 상하신 것 같아 죄송하다. 앞으로 이런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객 응대 절차를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