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개정안 통과 안돼"…재경위에 의견서 제출
"부실하게 회계를 감사한 회계법인의 책임을 부당하게 감면하려는 증권거래법 개정안과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을 국회가 통과시켜서는 안된다"
참여연대(공동대표 : 박상중, 이선종, 임종대)는 19일 이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제출했다.
참여연대는 의견서에서 "이계안(열린우리당) 의원과 이종구(한나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해 국회 재경위에 심의중인 증권거래법 개정안과 외감법 개정안이 부실한 회계감사와 관련해 회계법인을 상대로한 손해배상소송에서 회계법인이 책임을 부당하게 감면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또 "이 두 개정안은 부실 회계감사로 소액 다수 피해자가 발생해 회계법인을 상대로한 손해배상소송이 증권집단소송으로 진행되는 경우,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회계법인의 과실여부를 원고측이 입증하도록 하고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피고측이 가진 자료 및 증인의 목록 등을 포괄적으로 요구해 법원을 통해 이를 받은 후, 광범위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는 이른바 '증거개시제도'가 있다.
하지만 참여연대는 "이런 제도가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사실상 증권집단소송을 통한 손해배상 청구를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린다"고 주장했다.
또 참여연대는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더라도 그 배상책임액을 회계법인과 기업 등 피고들간에 현재의 연대책임제 형태에서 비례책임제 형식으로 나누도록 한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업과 회계법인간 책임의 정도를 분명히 나누기 어렵다"며 "민법상 공동불법 행위에 대해 비례책임형태로 배상책임을 묻는 법은 우리 법률상 채택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미국의 경우 비례책임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공동책임자중 한쪽이 부도 등의 상황에 처해지면 나머지 피고들이 연대책임을 지도록 하는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의 경우 그런 보완책도 없이 비례책임제 형식으로 변경하고자 하고 있어 소송의 장기화 뿐 아니라 배상액을 실제로 받을 수 없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통해 책임을 붇는 의미가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이 두가지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부실회계감사에 대해 회계법인의 책임을 묻는 것이 사실 어려워지고 증권집단소송제도를 유명무실하게 만들 것"이라며 국회 재경위에 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말 것을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