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정신 상치되는 편향적 사고…불필요한 역사논쟁 갈등 불 보듯 뻔해"
"강제동원 배상안 강행,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시도 등 반역사적 행위 경고한바"
"독립정신 터전 훼손되지 않도록 힘써야…반역사적 행태와 정책 중단"
우원식 국회의장 "쪼개진 경축식 안 돼…피임명자 자진사퇴 거부, 尹 결자해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12일 서울지방보훈청에서 뉴라이트 성향 논란 관련 기자회견 중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역사학회, 한국근현대사학회, 한국역사연구회 등 48개 단체는 13일 성명을 내고 "민족 자주와 독립 정신의 요람인 독립기념관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독립기념관의 관장은 독립유공자 본인이나 후손, 또는 독립운동사 연구에 현격한 공이 있는 연구자가 역임하는 전례가 있는데, 건립 취지에 반하는 인사인 김 독립기념관장의 임명은 독립기념관의 역사와 정체성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김 독립기념관장이 독립 정신에 상치되는 편향적 사고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특히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을 강조하는 반면 1945년 광복의 주체적 의미를 퇴색시켰다"며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편향적 사고에 매몰된 인사가 독립운동 사업을 좌우하게 된다면 불필요한 역사논쟁으로 갈등이 일어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친일 경력 인사를 옹호하며 근거 없는 궤변을 늘어놓았다"며 "안익태를 극일 인사로 평가하는가 하면,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했던 백선엽의 친일 행적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언급했다.
또 "한국근현대사에 대한 편향된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김영삼 정부의 '역사바로세우기'를 '역사전쟁'의 촉발 원인으로 지목하고, 4‧3사건,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성을 부정하는 주장도 거듭한 바 있다"고 거론했다.
이들은 "이미 강제동원 배상안 강행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시도 때에도 정부의 반역사적 행위에 대해 경고하고 반성을 촉구한 바 있다"며 "그러나 현 정부의 반역사적인 행태는 이후에도 그치지 않았다. 이번 독립기념관장 임명은 그 흐름의 정점에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국민적 성원으로 쌓아 올린 독립정신의 터전이 훼손되지 않도록, 더욱 굳건한 유산으로 계승되도록 현 정부는 힘써야 할 것"이라며 "독립기념관장 임명 즉각 철회하고 반역사적 행태와 정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광복회는 1965년 창립 이후 최초로 지난 9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항의하며 오는 15일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한다는 뜻을 밝혔다.
광복회는 또 12일 독립기념관장 후보자 추천 과정에서 심사위원 기피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오영섭 독립기념관 임원추천위원장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도 정부 행사 불참 대열에 합류하며 대정부 공세에 나서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제79주년 광복절에 즈음한 국회의장 성명'을 통해 "광복절을 갈등과 분열의 날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쪼개진 경축식으로 남겨서도 안 된다"며 "피임명자가 자진사퇴를 거부한 만큼 인사권자인 대통령께서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김 관장은 전날(12일) 용산 서울보훈청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뉴라이트 인사로 지목한 광복회와 야권 등을 향해 "여론몰이를 통해 마녀사냥하듯 인민재판을 벌이고 있다"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