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금투세 폐지 정책토론회 열고 野 압박
한동훈 "99%의 자산 형성에 입법 시행이 큰 타격"
"자본시장 어렵게 할 것' 예상에 전문가, 투자자들 동의"
김상훈 "국내 자금 이탈 현상 가속화될 것"
송언석 "민주당 진위가 뭔가…이재명 '유예' 발언 등 책임져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왼쪽 두번째)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내 자본시장과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정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2일 당 정책위원회와 자당 소속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공동 주최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관련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금투세 폐지에 나설 것을 강력 촉구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진단, 국내 자본시장과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정책 토론회'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또 전문가 토론자로 김상봉 한성대 교수, 김대종 세종대 교수, 김선명 한국세무사회 부회장,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등이 참석했다.
한동훈 대표는 "금투세는 폐지돼야 한다. 그 이유는 금투세 시행이 우리 자본시장을 대단히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예상이 있고, 그 예상에 많은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이 동의, 동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다"고 했다.
이어 "금투세를 폐지한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지금보다 더 늦지 않은 시점에 국민들께 드려야 한다. 연말, 가을까지 가면 이미 늦는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1%의 부자들만을 겨냥한 세금이다. 나머지 99%는 상관없는 것 아니냐 하지만, 다른 이슈와 다르다. 나머지 99%의 자산 형성에 입법 시행이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400만 투자자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청년들의 문제다. 청년들의 자산 형성이 대부분 자본시장에 많이 집중되고 있다"며 "이런 식의 자본시장에 악영향을 주는 제도를 방치할 경우에 청년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결과가 되기도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1대 99에서 1%의 투자자가 전체 투자 자금의 50%를 훨씬 넘는 투자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전체 1400만 이상의 개미 투자자한테 영향을 미치고 국내 자본시장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2017년에 약 500만명이 조금 넘던 주식 투자자가 2023년에 1400만이 넘고 있고, 해외 주식 투자도 2017년에서 지금까지 보면 계좌 건수 등이 약 20배가량 늘고 있다. 자본의 유동성이 굉장히 크고 취약해 근본적인 주식 투자 행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금투세가 시행되면 엄청난 투자자들이 큰 영향을 받고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국장(국내 주식시장) 탈출은 지능순이다',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카페에 금투세 시행을 염두에 둔 푸념 섞인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고 운을 뗐다.
김 정책위의장은 "지난 5일 코스피 대폭락사태 '블랙먼데이' 원인을 분석하니 국내 발생된 내생 변수보다 미국 경기 둔화 조짐, 국제적 빅테크 기업의 실적 저하 등 외생 변수가 영향을 미친 바가 크다고 평가한다"며 "그만큼 국내 주식시장 수요 기반이 취약하다. 금투세가 그대로 시행된다면 국내 자금 이탈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와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금투세 관련 이견을 보이는 것을 언급하며 "민주당은 진위가 무엇인지를 알기가 참 어렵다"고 지적했다.
송 위원장은 "당대표는 금투세 완화 또는 유예를 언급하고,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는 시그널을 보냈는데, 정책위의장은 당의 정체성에 어긋난다며 시행해야 한다고 한다"면서 "당대표가 연임을 하자마자 정책위의장을 또 유임시켰다. 어떤 말이 민주당의 진심인가, 국민들과 1400만 주식 투자자들은 상당히 혼동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 당대표가 어쨌든 유예 또는 폐지 이런 말을 했으니까 그 말에 대한 책임을 꼭 지도록 함께 노력해주면 고맙겠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금투세 예정대로 시행, 유예, 폐지 등 아직 당론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 등을 통해 금투세 유예 및 완화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지만,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금투세는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이 대표와 시각차를 드러내왔다.
이날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금투세를 원칙적으로 2년만 유예시켰기 때문에 가야 한다 하는 사람들도 있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우리가 간과하면 안 된다라고 얘기하는 쪽도 있어 팽팽하다"며 당내 찬반 논의가 팽팽하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도 유예하게 되면 우리의 권위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금투세 시행 유예는 되지 않을 것이라 보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당 지도부들이 대거 참석한 토론회 개최로 아직 금투세 관련 교통정리를 하지 못한 민주당을 압박하는 의도도 포함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토론회 발제자인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거래세하고 금투세가 같이 적용이 되면 이중과세금지 원칙에 위반되는 상황이다. 또 개미투자자 1%의 소득이 5천만원 이상 발생한다고 해서 금투세를 부과하면 전체 100%한테 부과하는 것하고 같다. 확률적으로 1%대 99%가 아니고 전체에 부과하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 금융 측면에서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주식시장에서 예를 들어 코스피가 지금 2200조원 정도 되고, 코스닥이 한 420조원 규모인데, 금투세 도입됐을 때 크게 한 300조에서 500조까지 자금이 빠져나갈 거라고 보는 분들도 있다. (금투세 예상 세수) 1조3천억원을 벌자고 주식시장 돈을 잃는 거다. 자본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고 기업금융을 위축시킬 수가 있다"고 우려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금투세 시행 및 유예는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려 민주당발 제2의 부동산 폭등이 예상된다. 파이터치연구원은 금투세 시행 시 부동산이 73% 폭등한다고 경고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주식시장은 형식적으로는 신흥국에 속하고 실질적으로는 후진국 중 중간 수준이다. 선진 주식시장만 시행하는 금투세를 시행해야 되나"라며 "주변 국가 중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뉴질랜드 모두 금투세 없다. 네덜란드와 스위스도 없다. 진성준 의원이 YTN 라디오에서 세계 대부분 국가가 금투세 시행 중이다? 미도입 국가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반박했다.
또 "금투세가 시행되면 세수가 오히려 7조 이상 줄어드는 치명적 문제가 발생한다"며 "내년부터 거래세가 0.3% 인하되면 자동으로 1조원이 줄어든다. 주식 이민 등 자금 이탈로 거래량이 15%만 감소해도 거래세가 1조원 이상 추가로 줄어든다. 거기다 초부자 사모펀드 세금이 최소한 5조원 이상 줄어들게 된다. 총 7조원 이상 세수가 줄어드는데 금투세 예상 세수는 불과 1조3천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1조3천억원을 낼 납세자(주식 투자자)가 해외로 부동산으로 떠나고, 금투세 회피를 목적으로 개인 법인 설립을 한다면, 세수는 수천억 원 징수도 어렵게 될 거다. 한마디로 빈대 잡으려다가 아파트를 태우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일단 폐지 후 사회적 논의를 통해 완벽하게 보완 후 그때 결정해야 한다. 주식시장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으로 유예가 아닌 폐지만이 답"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