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상 두 번째로 실시됐던 종합부동산세 신고업무에서 98.10%라는 놀라운 신고실적을 거양한 것은 물론, 신규체납자가 대폭적으로 줄어든 것과 부실과세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국세청이 이뤄낸 주요한 업적으로 꼽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허울뿐인 조사국의 비노출 운영의 유지는 물론 對국회업무 등에서 달라진 것이 없는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 국세청이 남겨 계승할 일
올 들어 국세청 직원들이 가장 기쁘게 생각하는 일은 짧아진 회의문화다. 국세청에 오래도록 몸담아 오면서 잔뼈가 굵은 전군표 국세청장은 회의시간이 길어 부담스러워 하는 간부들의 의중을 파악, 모든 회의는 1시간 이내에 마치고 있다.
또 활발한 조세외교로 한껏 높아진 국세청의 위상을 세계의 중심으로 올려놓는 일도 국세청이 계속 이어가야 할 장점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21세기를 살아가는 현실을 의심케 하며 국세청 직원들의 합심으로 이뤄낸 98.10%라는 놀라운 종합부동산세 신고실적,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대상을 소액으로 확대해서 청구건수가 크게 늘어났음에도 놀랍게 줄어든 부실과세도 이어갈 장점이다.
성실한 납세자에게는 따스하게 다가서면서도 고의·악의적인 탈세자에게는 엄격하게 범칙처리를 적용하는 것도 올바른 방향이다.
■ 버려야 할 구시대적인 잔재들
지난 2003년 국세청 내부의 알력으로 외부에서 국세청장이 영입됐을 당시 국세청 직원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을 보였다.
이용섭 前국세청장 역시 국세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오래도록 세정에 가까운 세제분야에 몸담아 온 사실은 기대를 줬지만, 세심한 세정경험이 적은 부분은 우려할 대목이었다.
직원들은 이용섭 前국세청장을 겪으며 내부승진이 왜 필요한 것인지를 알게 됐고, 이어 이주성 국세청장과 전군표 국세청장이라는 내부승진 청장을 맞으며 쾌재를 불렀다.
그러나 국세청 내부사정을 뻔히 아는 이주성 청장과 전군표 청장도 허울뿐인 조사국 비노출운영은 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달라지지 못한 부분이 對국회 업무. 지금도 국세청장이 국회에 업무가 있는 날이면 국세청 청사 안에서 국세청 간부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국세청장이 국회에 나타날 때 국세청에서 남아 업무를 봐야 할 대부분의 간부들을 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장이 대답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국회 본회의에서의 대정부 질문에서조차 그렇다. 이런 현상은 타부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이와 관련 국세청 직원들은 "외부영입 청장이라면 모를까 국세청의 대소사를 모를 리가 없는 국세청장이 꼭 주요간부들을 대동하고 국회에 가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웬만한 일쯤은 굳이 초급간부들이 나서지 않더라도, 국세청장이 답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시간을 아껴주기 위해 회의시간도 줄여준 국세청장이다. 지금의 청장이 호기있게 이런 구태에 변화를 준다면 국세청 간부들의 귀중한 시간은 '황금'으로 돌아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