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군사용 반도체 생산 계약 승인...'美보조금 4.6조 받는다'

소식통, 이르면 다음 주 보조금 지급 계획 발표

'보안 엔클레이브'에 사용할 첨단 반도체 생산 목표

미 국방부 관리, 美 회사의 최첨단 반도체 공급 주장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미 국방부에 공급할 군사용 반도체 제조를 위해 연방정부 보조금으로 35억달러(약 4조6620억원)를 승인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안 엔클레이브'(Secure Enclave)로 불리는 이 기밀 프로그램은 군사와 정보 분야에 사용할 첨단 반도체 생산을 목표로 한다.

소식통은 인텔이 미 당국자들과 구속력 있는 합의에 도달했으며 이르면 다음 주 인텔에 대한 보조금 지급 계획이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텔은 올해 초 칩스법을 통해 이미 정부로부터 85억 달러 보조금을 받았으며 110억 달러 대출금도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그런데 여기에 또 보조금이 추가된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계약이 바이든 정부에게 또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 관리들이 미국 회사로부터 최첨단 반도체를 공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인텔이 유일하게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인텔이 미 국방부를 위해 정확히 어떤 모델의 반도체를 생산할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파운드리 사업에 도전한 인텔은 현재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수익성 악화로 연내 전체 직원의 15%에 해당되는 1만5000명을 감축하고 오는 4분기부터 가동 예정이었던 인텔 20A(2나노급) 공정 양산을 백지화하면서 사업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근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을 만나 미국 기업들이 자사에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길 수 있도록 설득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러몬도 장관 역시 엔비디아와 AMD 경영진을 만나 현재 건설 중인 인텔의 오하이오 공장에서 반도체 생산을 검토할 것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은 신규 보조금으로 애리조나와 오하이오, 멕시코, 오리건 등 여러 주에 생산 시설을 구축한다는 구상이지만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서는 미 정부와 아직 협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