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수사장비 3분의 1이상 노후돼.. "신속한 교체필요"

전국 항만 감시정 30척 중 11척(36.7%) 내구연한 초과
가스분사기, 전자충격기 등 수사·단속장비 '절반가량 노후'
정성호 의원 "조속한 장비 교체로 국경 감시역량 강화해야"

관세청이 해상감시나 밀수 수사에 사용하는 주요 장비 중 3분의 1 이상이 내구연한을 넘긴 노후장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노후된 장비가 관세청의 불법행위 단속과 수사 역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속한 교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국회 기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세관별 감시정 보유 및 노후현황'을 보면 올해 8월 기준 관세청이 보유한 30척의 해상 감시정 중 36.7%에 달하는 11척이 내구연한(15년 또는 20년)을 넘긴 노후 감시정이었다.

구체적으로 2020년에는 34척 중 6척(17.6%)만이 노후 감시정이었으나 2021년은 32척 중 7척(21.9%)이, 2022년은 30척 중 8척(26.7%)이, 지난해에는 30척 중 10척(33.3%)이 내구연한을 넘겼다. 특히 경남서부·포항·목포·천안·광양세관에서 보유한 감시정은 모두 노후된 감시정이었다.

선령이 내구연한을 오래 넘길수록 항해속력이 배 건조 당시 대비 70%대까지 떨어지고, 운항 시 심한 진동과 매연이 발생하는 등 성능이 저하된다.

이 밖에도 당장 내년에 2척의 감시정이 내구연한을 넘기게 되고 2026년에는 1척, 2027년에는 3척이 추가 노후선박이 되지만 현재 확정된 신규 감시정 도입 계획은 내년에서야 건조가 시작될 친환경 감시정 1척뿐이다.

또한 관세청이 각종 마약, 총기류 등 불법 물품반입이나 밀수 감시, 범인 체포에 사용하는 주요 수사장비의 노후화도 심각했다.

관세청이 보유한 수갑·방검복·녹음기·가스분사기 등 주요 수사장비 3224점 중 1020점(31.6%)이 사용연한을 넘긴 상태였으며, 가스분사기(64.9%), 위폐감별기(53.5%), 전자충격기(45.7%) 등은 절반가량 노후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관별로 살펴보면 대구세관과 부산세관의 장비 노후율이 차례로 높았다. 대구세관은 보유한 145점 중 69점(47.6%)이 노후돼 있었고, 부산세관은 516점 중 235점(45.5%)가 노후장비였다.

이와 관련 정성호 의원은 "밀수 등 불법행위나 총기, 마약류, 불량먹거리 등의 반입을 관세국경에서 적시에 차단하는 업무는 경제는 물론 국민안전에 직결된 문제"라며 "노후장비의 신속한 교체로 관세청 감시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