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취득세ㆍ등록세가 비과세 또는 면제된 부동산에 대하여 쟁점 추징사유를 근거로 취득세ㆍ등록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는 위 부동산의 취득일ㆍ등기일부터 3년 이내에 해당 용도에 직접 사용하지 아니한 데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3년의 유예기간 기산일을 법문과 달리 '취득일ㆍ등기일'이 아니라 '정당한 사유가 소멸한 날'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부동산을 취득한 자는 취득세를 납부하여야 한다. 그런데 지방세 관련법에서는 납세자가 어떠한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 취득세를 면제해주었다가, 취득일로부터 일정한 유예기간 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부동산을 그 정책적 목적에 사용하지 않는 경우 면제해주었던 취득세를 다시 추징하도록 하는 규정을 여러 곳에 두고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법에서 취득세를 면제 받은 납세자가 법에서 정한 유예기간이 지나도록 부동산을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납세자에게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면 추징을 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납세자에게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란 대체로 법령에 의한 금지나 제한이 있는 경우나 납세자가 정상적인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경우 등을 의미한다.
그런데 납세자에게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었으나 이후 어느 시점에 그 사유가 '소멸'하였다면, 과세관청은 정당한 사유가 소멸한 때부터 다시 유예기간을 다시 계산하여서 그 유예기간이 도과한 시점에 취득세를 추징할 수 있을까?
대상판결의 원고는 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으로, 교육사업에 사용하기 위해 부동산을 취득한 후 관련 규정에 따라 취득세를 면제받았다. 관련 법령은 납세자가 교육사업에 사용하기 위해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 취득세를 면제해 주되, 납세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취득일로부터 3년의 유예기간동안 부동산을 교육사업에 사용하지 않는다면 취득세를 다시 추징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원고는 취득한 부동산을 학교부지로 사용하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각종 행정 절차가 지연되는 바람에 3년이 지나도록 부동산을 교육사업에 사용하지 못하고 말았다.
과세관청은 행정 절차의 지연으로 인해 부동산을 교육사업에 사용하지 못한 것이 납세자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었다면 '정당한 사유'가 소멸한 것이므로 그 날부터 3년 이내에 부동산을 교육 사업에 사용하여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취득세를 추징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과세요건이나 비과세요건 또는 조세감면요건을 막론하고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할 것이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관련 법령에서 '취득일'로부터 3년 이내에 부동산을 교육사업에 사용하지 않으면 추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이상 유예기간을 '취득일'부터 계산하여야 하고 '정당한 사유가 소멸한 날'부터 다시 계산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조세법률주의를 근거로 추징 유예기간의 기산일에 관한 해석을 분명히 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참고로, 대상판결의 원고는 '정당한 사유'가 추징 유예기간인 3년이 지난 이후에 소멸하였으므로 추징을 면하였는데, 만약 추징 유예기간이 지나기 이전에 '정당한 사유'가 소멸하였다면 어떨까?
과거 대법원은 대상판결과 마찬가지로 추징 유예기간을 '취득일'부터 계산하여야 한다고 보아서, 납세자는 '정당한 사유'가 소멸한 날부터 추징의 유예기간이 도과하는 날까지의 기간 동안 부동산을 해당 목적에 사용할 수 없었던 사유를 추가로 소명하여야 하고, 소명에 실패하면 추징을 면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적이 있다. 납세자는 이러한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1두58059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