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방통위 방송장악에 국세청도 동원됐나" 의혹 제기

대통령실이 방송통신위원회를 장악하기 위해 국세청을 비롯한 사정기관 직원들을 방통위에 파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존에 파견되지 않았던 방통위에 처음으로 대거 국세청 직원이 파견된 것은 방송장악에 국세청도 동원된 것 아니냐"며 이같이 주장했다.

현재 국세청은 17개 외부기관에 대해 총 59명의 직원을 파견하고 있다. 외부기관에 파견된 국세청 직원들은 파견기관에서 국세 관련 전문성을 살려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통령비서실은 주요 국정과제, 법무부는 금융정보 분석, 행정안전부는 지방세제 운영, 인사혁신처는 인사 업무 지원, 국민권익위원회는 국세 민원 상담,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시장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등의 방식이다.

김태년 의원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5명의 국세청 직원이 방송통신위원회에 최초로 파견됐다"며 "감사 업무 지원이라는 특별한 사유로 파견됐는데 파견 사유를 파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세청뿐만 아니라 검찰, 경찰, 감사원 등 사정기관에서 방송통신위원회에 '비별도 파견'으로 직원들을 파견했는데 방통위에 무슨 긴급하고 중대한 사유가 있어서 (국세청에서) 처음으로 (직원들을) 대거 파견한 것이냐"고 질의했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이에 대해 "공문과 보고 받은 바로는 방통위와의 협의에 따라 직원들을 파견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파견은 대통령실 지시가 없으면 이뤄지지 않는다"며 "정황상 대통령비서실의 가이드라인 혹은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한 "방통위 감사 과정에서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과 정민영 방심위원이 사퇴했고, 정연주 한국방송공사 사장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한 정황 등을 보아 방송 장악에 국세청도 동원된 것 아니냐"면서 "문정부에서는 언론의 자유 침해를 고려해 사정기관에서 방통위에 직원을 파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강 국세청장은 "파견 절차에 있어 조금 더 신중하게 협의하겠다"면서도 "과거에도 교육부에서 사립대학 합동 감사 목적으로 국세청 직원 2명이 1년 정도 파견을 다녀온 적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