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업적 인정하지만 공무원들 덕에 성장 기틀마련"
노무현 대통령은 4일 "변화는 고통스럽지만 제때 해야 될 개혁을 하지 않으면 그건 반드시 뒤에 큰 위기로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게 돼 있다"며 국민연금과 공무원 연금 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장급 이상 공무원 격려 오찬에서 "국민연금이 먼저 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 다음 (공무원연금도) 여러분들에게 닥칠 문제"라며 이 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우리가 97년 외환위기를 맞았던 것도 그 시기에 해야 할 변화를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런 것을 생각해 보면 개혁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해 나가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공무원 연금의 경우 국장급들은 얼추 볼일 다 봤지만 직급이 낮은 공무원들 생각해 보면 공무원 연금이 변할 것"이라며 "어느 때라도 여러분에게 닥칠 문제이다. 이 정부에서 닥칠지 그 다음 정부가 될지 모르지만 변화는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큰 정부, 작은 정부 논란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노 대통령은 "너무 방만하고 비대해서 몸집을 줄여야 하는 나라는 줄여야겠지만 한국처럼 해결해야 될 문제가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 나라에서는 일할 사람이 필요하면 일할 사람을 늘려가면서 일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무조건 작은 정부가 아니라 할 일을 하는 정부이고, 국민들의 기본적인 생활은 책임지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은 공무원에 대한 높은 평가를 내놨다. 노 대통령은 "요즈음 많은 사람들은 박정희 시대가 성장의 기틀을 잡은 것이라고 얘기하는데 저도 사실이라고 인정한다"고 운을 뗐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왜 그렇게 되었을까. 긴급조치하고, 사람 잡아놓고, 죽이고 그렇게 해서 그렇게 된 것일까, 5.16 쿠데타가 없었으면 그리로 오지 못했을까.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해 본다"며 "지난날을 가정한다는 것이 부질없는 일이어서 아직도 답은 없다. 다만 하나 있다면 공무원, 공직자들의 우수성 해답이 거기에 있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지금은 그렇게 말하지만 옛날에는 개판이라고 표현했다"면서 "그렇게 엉망을 했는데도 우리 경제가 이만큼 온 이유는 공무원 밖에 달리 답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런 탓에 앞으로 (국가운영이)잘 안되는 것은 우리 책임"이라며 "따라잡는 것은 쉽지만 앞지르는 것은 따라잡는 실력가지고는 안된다. 앞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