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간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방식으로 이들이 주식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30조원에 그쳐 순투입금액이 40조원에 육박했다.
상장사들이 이처럼 주식시장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게 된 건 외환위기 이후 이익구조가 탄탄해졌고 동시에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는 기업들이 투자는 게을리 하면서 주가관리 비용을 지나치게 많이 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주식시장은 '돈 먹는 하마'(?)
9일 증권선물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1년부터 작년까지 6년 동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598개 12월 결산법인이 자사주 순취득과 현금배당으로 주식시장에 쏟아부은 자금은 69조6천425억원에 달한다.
자사주 취득금액에서 처분금액을 뺀 순취득 금액(직접취득+신탁계약)은 작년 확정치인 5조3천736억원을 포함한 최근 6년간 누적금액이 22조2천311억원이다.
같은 기간 현금배당은 작년 추정치인 10조4천234억원을 포함해 47조4천114억원에 달한다.
작년 현금배당 추정치는 삼성증권과 대우증권, 현대증권 등 3개 증권사가 자신들의 투자종목군에 속한 147~164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를 평균 낸 것이다.
이에 비해 2001년 이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IPO와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30조7천69억원으로 주주관리 비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들이 유상증자로 동원한 자금은 27조2천458억원,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3조4천611억원에 불과했다.
기업들이 이 기간 자사주 순취득과 현금배당을 통해 주식시장으로 유출한 자금에서 유상증자와 IPO로 조달한 자금을 뺀 순유출금액은 39조9천356억원에 달했다.
이는 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전체 순이익(2005년 전체 순이익 47조원)에 맞먹는 금액이다.
◆2001년 이후 순유출금액 40조원 육박
주식시장으로 순유출된 상장사 자금은 2001년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2001년 2조4천억원대에 그쳤던 순유출금액은 2003년 5조원대로 늘었고, 작년에는 12조3천억원대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이에 대해 "외환위기 이후 상장사들의 재무구조가 탄탄해지고 이익규모가 커지는 동안 주주중시 경영이 정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부장은 "그러나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주주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몫을 돌려주는 것도 기업의 성장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 인수합병(M&A)에 대비한 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 확대와 펀드자본주의로 대변되는 주주 행동주의의 득세도 주주관리비용이 커지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