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자체가 아파트에 편중돼 수요가 적은 탓도 있지만 은행들이 연립.다세대 주택에 대해서는 금리를 올려받는 등 대출을 `깐깐하게' 처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최근 아파트담보 대출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랐다고 보고 연립.다세대주택 대출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아파트담보대출 잔액은 부동산대출이 급증세를 타기 시작했던 작년 10월 39조2천682억원에서 12월 41조9천438억원으로 2조6천756억원 늘었다.
반면 아파트를 제외한 연립.다세대.단독주택 등 담보대출은 5조5천930억원에서 5조4천873억원으로 1천억원 가량 오히려 줄었다.
신한은행의 경우도 아파트 담보대출은 25조1천244억원에서 26조4천389억원으로 1조3천억원 늘었지만 아파트 이외 담보대출은 4조1천253억에서 4조1천14억원으로 148억원 감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다세대 주택 공급이 줄면서 대출 수요 자체가 많지 않다"면서 "또 아파트와 달리 다세대 주택 등은 입주 이후부터 가격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고 경기침체 등으로 대출금 미상환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아파트 이외 주택에 대해서는 아파트보다 대출금리를 0.2~0.35%포인트 올려받고 있다.
담보물에 대한 감정평가도 보수적으로 해 대출한도도 낮은 편이다.
감정평가는 통상 담보물건이 있는 인근 중개업소 2곳에서 시세를 조사한 뒤 둘 중 낮은 가격을 적용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된다.
예컨대 투기지역 내 감정가가 8천만원인 연립주택(방 3개)으로 10년짜리 장기대출을 받으려면 담보인정비율(LTV) 55% 적용과 최우선 변제보증금(1천600만원)을 빼고 나면 2천800만원만 대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동안 부실을 우려해 다세대.연립주택 대출에 소극적이었던 은행들이 앞으로는 대출강화로 영업전략을 바꿀 계획이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오를 만큼 올라 거품론마저 제기되고 있는 데다 아파트 담보 대출시장은 한계에 이르러 신규 수요 창출이 어렵다는 판단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는 단독.연립주택 담보대출 영업도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라면서 "단독.연립주택 대출 금리를 조정하거나 대출한도 산정 방법을 완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4월 주택금융공사와 연계해 감정가 6억원 이하 연립.다세대.단독주택에 대해서도 아파트처럼 금리를 우대해주는 `주택파워론' 상품을 출시하는 등 틈새 대출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