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국유지 관리의 총괄책임을 지고 있는 재정경제부에서는 보도가 나갈 당시에도 사건의 내막을 전혀 모르고 있었을 정도로 허술한 국유지 관리체계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재경부 국고국에서는 국세청이 지난 1977년 이후로 국유지를 매각할 수 있는 권한이 사라졌으며, 국유지 관리권한을 위임받은 지자체가 매각시에는 재경부의 승인을 얻어야하기 때문에 세무서 직원이 혼자서 국유지를 매각한다는 것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만 되풀이했다(확인 결과 매각된 국유지는 국세청이 보유하고 관리하던 땅이었다).
국세청에서 지난해 말 국유지 매각 사실을 알고도 재경부에 어떠한 보고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모를 수밖에 없었겠지만, 총괄부처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은 자명한 사실.
강계두 재경부 국고국장은 지난해 말 국정브리핑에 '잠자던 국유재산이 알짜배기 땅으로'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올리고 국유지 관리 혁신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국유재산 정책은 종래의 소극적 '관리'를 넘어 적극적 '경영'으로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진동수 재경부 제2차관은 "정부는 국토 면적의 23%, 재산가액 264조원에 이르는 국유재산관리를 그 동안의 유지·보존 위주에서 적극적인 개발·활용위주로 정책방향을 전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진 차관은 "현재의 지자체 위임을 중심으로 한 체계는 관리부실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민간전문기관 위탁을 확대하고 조달청을 활용한 일부 집행기능을 수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관리체계의 문제점도 일부 인정했다.
적극적인 국유지 개발은 재정확충 및 효율적인 국토활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확실한 국유지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번 사건은 한 세무공무원 개인만의 범행만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국유지 관리의 총체적인 시스템을 다시 점검해야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비록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격이라도 확실하게 고쳐야 할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