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반대 표명..의회서 증파안 표결 강행 움직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0일 오후 백악관에서 TV 생방송 기자회견을 통해 이라크에 추가로 미군 2만1천500명을 파견하고 이라크 경제회생을 지원하기 위해 10억달러를 지원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새로운 이라크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또 이날 회견에서 더 많은 미군과 이라크군대를 저항세력과의 전투에 투입하지 않은 점 등 그동안 대(對)이라크 전략에 있어서의 실책을 공식 인정하고 새로운 이라크 정책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방침이다.
그러나 미 의회 상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의 미군 증파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며 미군 증파안을 놓고 표결을 실시하는 등 의회의 권한을 총동원해 저지하겠다며 공화당 의원들의 참여를 촉구하고 나서 행정부와 의회간, 민주당과 공화당간 열띤 공방이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20여분간 예정된 연설에서 미군 2만여명을 점진적으로 추가로 배치할 계획과 전쟁으로 피폐화된 이라크의 고용창출 및 경제회생을 위해 10억달러를 지원할 방안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라고 댄 버틀렛 백악관 고문이 TV 아침방송 인터뷰에서 밝혔다.
버틀렛 고문은 "미국인들 대부분이 이라크 전쟁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고, 부시 대통령도 만족스럽지 않아 한다"면서 "대통령이 이라크 전략이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어떻게 전략을 수정할 지 구체적으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버틀렛 고문은 또 "부시 대통령은 오늘 밤 예전의 이라크 작전에서 미군과 이라크군을 충분히 전투에 투입하지 않았고, 교전규칙상 문제가 있는 등 실책이 있었음을 아주 확실하게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증파 규모 및 배치계획과 관련, 언론들은 2만1천500명에 이를 것이라면서 이중 1만7천500명은 바그다드에 배치하고, 4천명은 수니파 및 알카에다의 거점인 이라크 서부 안바르 지방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부시 대통령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첫 배치부대는 쿠웨이트에 있는 제82공수사단 제2여단(병력 3천500명)으로 3주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
백악관은 `미국의 새로운 전쟁계획'이라는 자료에서 미군은 "이라크 내부에서 이란과 시리아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는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바그다드에 배치될 미군 5개 사단 병력은 이란의 활동에 대응한 작전을 증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또 미군 증파 등 새로운 이라크 정책 발표에 따라 추가로 68억달러의 비용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행정부 관리들이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사태 안정을 위해 이라크 정부가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미국내 여론을 감안, 미군 추가파병은 이라크정부가 종파분쟁을 막기 위해 취하는 구체적인 조치와 정치적.경제적 문제에 대응해 가는 것에 따라 결정될 것임을 분명히 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시아파가 주도하고 있는 이라크 정부에게 시아파 저항세력에 대해서도 수니파와 똑같이 강력히 대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석유수입을 모든 종파에게 배분하는 것을 조속히 입법화하고, 최근 처형된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지지세력으로 과거 집권세력이었던 바트당원들의 정부참여 제한을 완화하는 것 등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초당적 태스크포스였던 `이라크연구그룹(ISG)'이 권고한 ▲2008년 초까지 이라크 미군 철수 ▲이란 및 시리아와의 직접 대화 추진 등에 대해서 거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민주당은 벌써부터 미군증파안에 반대입장을 밝히며 내주 청문회 개최, 예산심의권을 동원한 이라크 전쟁비용 철저 심의는 물론 미군규모를 현재수준으로 제한하는 입법안을 처리, 이라크 미군 증파안을 저지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행정부와 의회간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또 미군증파안에 반대하는 공화당내 일부 의원들에게도 지원을 요청하며 세 불리기에 나섰다.
이에 맞서 부시 대통령도 11일 조지아주의 포트 베닝 군부대를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라크 증파안의 불가피성을 적극 호소하는 여론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에게 이번 TV 연설은 임기 중 가장 중요한 연설로 남은 2년 임기 동안의 정국 주도권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