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우크라 고위 당국자 인용해 보도…"1순위는 안전보장"
"우크라 과거 경험 바탕으로 러와 휴전협정에 큰 불신 가져"
난항 예상…"우크라 안보보장으로 러 반발하는 나토가입 요구"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 로이터>
취임 즉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공언해 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를 앞두고 우크라이나 측이 영토 보존보다 러시아의 재침공 방지 등 안보 보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가 나왔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어떤 평화 합의에서도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양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혀왔으나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가 다가오면서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은 최종적인 휴전선의 위치보다 휴전이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로만 코스텐코 우크라이나 의회 국방 및 정보위원장은 13일(현지시간) NYT에 "협상은 보장을 전제로 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엔 이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짚었다.
익명의 우크라이나 고위당국자 또한 매체에 "영토 문제는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은 두 번째 문제"라며 "1순위는 안전보장"이라고 밝혔다.
NYT는 우크라이나가 2014년과 2015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러시아와의 휴전협정에 대한 큰 불신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당시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2022년 대규모 침공을 단행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안에 종식할 수 있다고 공언해 왔으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적은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점령 영토를 포기하도록 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유예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측근 사이,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20년간 유예하고 현재 전선을 유지한 채 비무장지대를 조성하는 방안 등이 고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독립 선언 당시의 기준으로 자국의 국경을 설정하고 있다. 다만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20%가량을 점령했다.
다만 코스텐코 정보위원장은 이날 러시아가 점령한 그 어떤 영토도 공식적으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이에 관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그대로 유지하는 평화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취할 수 있는 접근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휴전과 관련해 "우리는 방식의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법적으로는 아무도 점령된 영토를 다른 나라의 것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재침략을 방지하기 위한 보장으로 NATO 가입을 거듭 요청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 측은 이에 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지난 6월 러시아 측이 내놓은 전쟁 종식안 또한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반대와 러시아가 영유권을 주장한 4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조건을 포함하고 있다.
NYT는 이 같은 안보 보장이 협상에서 영토 분할보다 더 까다로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2년 전쟁 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다시 공격을 받을 경우 다른 국가가 우크라이나를 방어하도록 하는 조항에 강력하게 반대했다.
트럼프의 당선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 협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즉각적인 협상을 추진할 의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바이든 행정부와 평화 협상의 일정과 조건을 우크라이나에 맡기기로 한 기존의 입장과 결을 달리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이 유럽 동맹국을 방어하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을 내고 있다며 NATO의 유럽 회원국이 방위비를 더 많이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동시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미국의 지원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측은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를 반기고 있는 모양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 본회의에서 "이 자리를 빌려 그에게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과 대화할 수 있느냐고 묻는 말에는 "준비가 됐다"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