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송파세무서 공무원에 대한 공판이 당시 뇌물을 전달한 회사 회계담당자의 증인출석과 함께 마지막 추가재판을 마쳤다.
재판에선 뇌물로 전달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직원계좌로 입금했다가 현금으로 찾아 사용하는 방법을 이용했다는 기업측의 구체적인 증언도 나왔다.
당시 김 某 세무공무원에게 500만원을 전달했다는 A정보기술업체의 재무회계팀에 근무했던 박 某씨는 1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송파세무서 공무원에 대한 형사1단독(임복규 판사)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500만원의 처리과정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
박씨는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2005년 8월 당시 A정보기술의 보통예금내역도 검찰을 통해 제출했다. 판사는 이를 증거자료로 채택했다.
박씨는 돈의 출처를 묻는 검찰의 신문에 "직원들의 경비지급으로 300만원을 처리했고 나머지 200만원은 금고에 있는 현금을 보탰다"고 말했다.
또한 "300만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직원 세 명의 급여통장으로 나눠 이체한 후 이를 다시 현금으로 찾는 방법으로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처음으로 이러한 허위처리를 했다면서도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한 것에 대한 변호인의 추궁도 있었다.
변호인은 "돈을 마련하라는 당시 실장 안 某씨의 구체적인 용도설명도 없었는데 왜 비자금처럼 허위명목으로 처리를 했나"며 "사용처도 모르는 돈을 일사불란하게 허위계상까지 해가며 처리해 준 경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따졌다.
이에 증인 박 某씨는 "구체적인 지시는 없었지만 감사를 받고 있는 법인으로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렇게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해 허위 회계처리에 대한 부분을 일부 시인했다.
뇌물을 전달한 안 某씨가 혼자 돈을 편취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판사는 증인에게 "안씨가 혼자 돈을 사용했을 가능성은 없나"라고 물었으나, 증인 박씨는 "인터넷 이체 자체는 본부장의 승인까지 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썼다기보다는 회사의 사정이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최후변론을 통해 피고인들의 무죄를 강하게 주장했다.
정 某피고인의 변호인은 "돈을 줬다고 하는 N 某, I 某, A 某 업체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분식회계로 이익을 챙긴 업체로, 관계자들이 사주의 검찰조사를 막기 위해 조직적으로 허위진술을 하고 있다"며 "억울한 세무공무원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냉정한 판단을 바란다"고 밝혔다.
또 다른 김 某피고인의 변호인은 "사건발생시기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변경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우며 평생 처음으로 뇌물을 줬다는 사람이 그 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진술을 바꾸고 있다"며 "회사를 살리기 위해 검찰과 거래한 흔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마지막 재판을 받은 정 某, 김 某씨를 포함한 5명의 송파세무서 공무원들의 최종 선고공판은 오는 25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11월 30일 공판에서 각각 징역 1년6월과 추징금 2000만원, 징역 10월과 추징금 700만원 및 500만원씩을 검찰로부터 구형받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