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조세행정을 리드하는 OECD 핵심국가들이 참여한 '제1회 세계 주요 10개국 국세청장회의(Leeds Castle Group)'가 탈세를 조장하는 로펌·회계법인·투자은행 등의 공격적 조세회피에 대해 과세당국이 전투적으로 대처키로 하면서 사흘간의 일정을 마쳤다.
이번 회의의 최대성과는 회의 참가국 대부분이 자본수출국이면서도 국제 투기자본의 공격적 조세회피행위에 대한 과세문제에 대해 자본수입국과 자본수출국이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
특히 론스타 등의 해외자본의 과세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엄정한 세정집행이 외국자본에 대한 차별적인 조치가 아니라, 국제투기자본의 공격적 조세회피에 대한 대처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다.
국세청은 12일 "지난 10일 끝난 리즈캐슬그룹 회의에서 국제투기자본 과세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 한국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국세청 과세조치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던 건전한 외국자본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최대 의제는 '공격적 조세회피'에 대한 과세당국의 향후 대처방안이 입체적으로 논의됐다.
공격적 조세회피 문제를 풀어갈 3각축으로 ▲과세당국 ▲대기업 ▲과세당국과 기업을 연결하는 세무대리인의 역할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는 것.
공격적 조세회피 대처를 위해 우선 1차적으로 과세당국간 정보교환 등 기존 조세조약을 통한 국제협력을 강화키로 하고, 이를 위해 정보교환의 장애요소를 지속적으로 제거함과 동시에 주요국 과세당국과 핵심요원의 상호교환근무 등을 추진키로 했다.
또 건전한 납세문화의 조성에 앞장서야 할 세무전문가들이 오히려 자신의 세법지식을 악용해 탈세를 조장하는 행위는 묵과할 수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탈세를 조장하는 로펌·회계법인·투자은행 등에 대해 공동 대처키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공격적 조세회피와 관련해 세무대리인의 역할을 재정립, 전 세계의 세무대리인들이 따라야 할 윤리규범 확립 등의 조치를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 국세청은 "탈세조장 세무대리인에 대한 대응이 공격적 수준을 넘어 전투적으로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자진신고납세제도를 따르는 추세에서 납세의무이행 확보는 과세당국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궁극적으로 개인과 기업의 책임을 강조시켜야 한다는 데도 의견이 일치됐다.
자본주의 경제의 핵심 역할자인 대기업은 경제·사회적 영향력으로 봐 보다 높은 수준의 성실납세의무가 강조되는 것을 감안, 기업경영의 최고책임자인 CEO의 조세전략에 대해 과세당국의 관심이 쏠려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앞으로 조세측면의 건전한 기업운영을 위해 CEO의 관심을 제고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데 회의 참가국이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이번 리즈캐슬회의에서의 합의내용은 앞으로 OECD에서의 국제조세 가이드라인을 만들 때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며 "OECD의 논의 특성상 즉각적인 가이드라인 제정은 어렵지만, 늦어도 5∼6년 안에는 실질적인 구속력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