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이 쌓이면서 단풍잎으로 덮였던 등산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오래 걷지 않고도 설경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겨울 산행지 3곳을 소개한다.
◆ 함백산 눈꽃 트레킹
함백산은 한라산과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계방산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높은 봉우리다. 해발 1572m라는 높이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코스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다. 차를 타고 가장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고개인 만항재에서 출발하면 실제 산행하는 고도는 300m가 채 되지 않아 편안하게 눈꽃산행을 즐길 수 있다.
만항재 정상에 오르면 '천상의 화원'이 펼쳐진다. 천상의 화원은 봄부터 가을까지 300여 종의 야생화가 피고 지는 화원이다. 겨울에는 야생화가 눈으로 덮였지만 대신 낙엽송이 숲을 이뤄 온 천지가 눈꽃으로 피어난다. 만항재에서 바라 본 함백산 일대 풍경은 장관 그 자체다. 다만 코스는 짧아도 겨울 산행을 위한 확실한 준비가 필요하다.
◆ 원대리 자작나무숲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1974년부터 1995년까지 138ha에 자작나무 69만여 그루를 심어 명품 숲으로 조성된 곳이다. 겨울이 되면 하늘로 곧게 뻗은 하얀 나무와 눈이 어우러져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설경을 만들어 낸다.
숲의 풍경을 보러 가는 길은 쉽지 않다. 안내소에서부터 3.2km 길을 약 1시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총 7개의 탐방 코스가 있어 자신에게 맞는 탐방로를 선택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자작나무 숲 집중 생육지역을 볼 수 있는 자작나무 코스다. 거리는 약 900m이며, 50분 정도 걸린다. 아랫길 코스는 거리 약 1.5km로 나지막한 언덕길과 가파른 숲길을 거친다. 약 2.24km 거리인 하드코스는 천연림과 자작나무숲을 볼 수 있는 지역으로 가장 가파르고 위험한 등산로다. 겨울철 나무숲은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입산 가능하고 오후 5시까지는 하산을 마쳐야 한다. 입산 시 아이젠 착용은 필수이며 물이나 초콜릿 같은 간식을 챙기는 것도 좋다.
◆ 선자령 눈꽃 트레킹
평창군과 강릉시의 경계인 백두대간 능선 선자령은 해발 1157m로 만만치 않은 높이지만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편하고 쉬운 도보 여행길이다. 선자령 트레킹의 대표 출발점인 옛 대관령휴게소의 해발고도가 약 800m로 선자령과의 고도 차이가 약 350m에 불과하고 거리 역시 6km 정도여서 누구나 무난히 걸을 수 있는 코스다.
대관령 기슭에 자리한 선자령의 겨울은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하얀 눈이 쌓인 산은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빛난다. 특히 눈송이가 겹겹이 붙어 생긴 눈꽃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대관령에서 선자령으로 가는 길은 두 갈래다. 능선길은 바람이 세고 차가운 대신 백두대간의 장관을, 계곡길은 아기자기하게 걷는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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